크리스마스의 아침이 차분히 깨어난다. 여느 해처럼 들뜨거나 화려한 장식이 반기는 날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조차 거리를 메우지 않아, 그저 평범한 겨울날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조용한 크리스마스에도 마음을 어루만지는 순간들은 곳곳에 숨어 있다.
화단 한 켠에 놓인 조명 불빛이 내 발길을 붙잡는다. 작은 전구에서 피어나는 불빛은 마치 따뜻한 손길처럼 겨울의 차가움을 살짝 덜어주는 듯하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잔잔한 빛들은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으며 조용히 그 자리에서 빛을 전하고 있었다. 그 빛은 차분하고, 또 따뜻했다. 마치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다.
바람이 스치며 조명이 흔들릴 때마다, 그것들은 더욱 빛나 보였다. 주변의 어둠이 깊을수록 조그만 불빛은 더 선명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니까. 이 화단의 조명처럼, 우리 삶 속의 작은 순간들도 어쩌면 그런 빛이 아닐까? 비록 크고 눈에 띄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 소소한 따스함이 모여 우리의 하루를 밝혀준다.
조용한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그 어떤 화려함보다도 깊은 위안을 준다. 마음을 재촉하지 않고, 평온한 걸음으로 하루를 맞이하게 한다. 어쩌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이런 순간에 있는지도 모른다. 반짝이는 불빛이 말해준다. 특별한 장식이 없어도, 화려한 캐럴이 없어도, 마음속 따뜻함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오늘, 나는 이 잔잔한 빛 속에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한다. 그것은 단순한 기쁨을 넘어, 마음의 고요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소란스럽지 않아서 더욱 아름다운 이 날. 우리가 삶에서 자주 지나쳐버리는 소소한 순간들이야말로, 우리를 지탱해 주는 진짜 빛임을 깨닫게 된다.
작은 빛은 어둠 속에서 가장 빛난다. 진정한 행복은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소소한 빛 속에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