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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급이 아닌 사명을 향해야 한다

그런 군대

by 서담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자신을 희생할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가장 먼저 전장에 서는 자들, 국민의 안녕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자들.

그것이 군인이 짊어진 준엄한 사명이다.


그러나 이 숭고한 사명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군대라는 조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군인으로서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진급’이라는 벽과 싸워야 한다.


진급이라는 숙명, 충성과 소신 사이에서


군대에는 근속정년과 연령정년이 있다. 즉, 일정 기간 내에 진급하지 못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군을 떠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때때로 충성과 소신을 억누르는 족쇄가 된다.


군대의 본질은 강한 전투력과 철저한 임무 수행에 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눈치 보기’가 팽배해진 조직에서는 강한 훈련보다 안전 위주의 운영이 우선된다. 상급자의 의중을 헤아리는 것이 혁신보다 중요한 일이 되고, 소신보다는 충성 경쟁이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한 훈련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전투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누군가는 “괜한 모험을 했다가 조직에서 낙오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 결과, 체계적인 변화를 위한 노력이 위축되고,

군대의 본질적인 목표인 ‘국가를 위한 최상의 전투력 유지’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군대, 변화해야 한다


강한 군대는 단순히 무기와 전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강한 군대는 그 안에서 일하는 군인들의 신념과 사명감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군인들이 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이는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군의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휘관이 오직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진급이 아닌 ‘사명’을 향한 길을 갈 수 있도록, 소신 있게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줄 서기 문화, 무조건적인 충성 경쟁,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변화를 외면하는 구조는 결국 국가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군대가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혁과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진급보다 중요한 것, 군인의 사명


군대가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군인들이 진급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신을 꺾지 않아도 되는 환경, 진급을 위한 눈치 싸움이 아닌 전투력을 위한 고민이 우선되는 환경,

그런 군대가 되어야 한다.


국가가 군인을 보호하고, 군인이 오직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럴 때, 군대는 진정한 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다.


군인의 길은 진급이 아니라, 사명을 향해야 한다. 진급보다 중요한 것은,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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