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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길, 자부심을 잃지 마세요

충분한 가치

by 서담



군인의 길은 누군가의 강요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결단으로 이루어지는 길이며, 국가를 지키겠다는 숭고한 사명감과 국민을 향한 헌신으로 완성된다.


단순한 직업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막중한 책무를 지닌 존재. 군인이란 그러한 존재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때때로 냉정하다. 군인의 가치는 쉽게 잊히고, 그 희생과 헌신조차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군인이 누려야 할 정당한 보상마저 특권이라는 이름으로 비난받고, 그들이 흘린 땀과 고통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군인을 단순한 직업인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군인은 결코 그저 직업인으로 머물 수 없는 존재이다. 군복을 입고, 무기를 손에 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전선에 서는 것은 그저 한 직업군이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라, 국가의 존속을 위해 필수적인 희생과 헌신이 요구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33년 6개월 20일이라는 시간, 군복을 입고 오롯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어느 노병이 내게 말한다. "누구에게 떳떳하게 얘기하기가 어렵다고..."


과연 아무런 가치 없는 삶이었단 말인가? 하루도 편히 쉴 수 없는 전방에서, 끝없는 훈련과 경계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군인의 삶을 그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라 치부할 수 있는가?


아니다. 군인의 가치는 남이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진 순간들, 전투복을 입고, 전투화를 신으며 다짐했던 그 충성과 희생. 그것이 곧 군인의 자부심이며, 군인의 정체성이다.


군인을 존경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군인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군인의 길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도 전방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 그들은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보고 배운다. 그리고 그 발자취를 따라 걸어갈 것이다.


자부심을 가져라. 당신이 걸어온 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는 당신을 존경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신 스스로가 잊지 않아야 한다. 군인으로서 살아온 인생이 결코 부끄러울 이유가 없음을.


군인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러나 그 길을 걸어온 당신은, 이미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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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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