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어리석기 위해 책을 읽는다

조금 더.. 조금 덜..

by 서담


나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이다.

읽는다는 건 단지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똑똑해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저 죽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덜 어리석게

살고 싶어서다.


사람은 원래 한계를 가진 존재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고,

보이는 것보다 보지 못하는 게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자신이 전부인 듯 착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고, 자신의 경험이 기준이며,

자신의 감정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믿음에 금이 간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의 문장을 마주할 때,

내가 단단히 쥐고 있던 생각들이 조금씩 흔들린다.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조금 더 유연해지고, 조금 더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책을 읽는다는 건,

나의 좁은 시선을 확장하는 일이다.

세상을 보는 창을 더 여는 일이며,

자신을 벗어나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이다.


나는 고집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나이만큼 단단해지고, 책임만큼 무거워져야 한다는

말을 어쩌면 책은 가장 조용히 반박해 준다.

진짜 단단함은 유연함 속에 있고,

진짜 성숙함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펼친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무지를 조금 더 부드럽게 다듬기 위해서.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는 건 삶을 더 느리게,

더 깊게 사는 방법이다. 빠르게 판단하고 쉽게

낙인찍는 세상에서 잠시 멈추고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어제보다 조금 덜 고집스럽고,

조금 덜 단정적이며,

조금 더 포용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내 앞에 놓인 책장을 한 장씩 넘긴다.


그렇게 쌓이는 문장들이

나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하루들이 모여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나를 빚어준다.


한 줄 생각 : 책은 내가 나를 너무 쉽게 믿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친구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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