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다람님을 통해 얀이와 강이의 마음을 전해 듣고, 불편했던 관계를 눈부시게 개선할 수 있었다.
별이의 마음도 잘 이해하고 싶어서 교감을 신청했는데, 체육소녀인 별이는 뛰어다니길 좋아해서 가만히 대화하는데 집중할 마음이 없었다. 또 일상이 만족스러워서 굳이 대화할 의지도 없었다.
그래도 다람님께서 3일에 거쳐 여섯 번이나 시도해주신 끝에 드디어 별이와 대화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잔뜩 짜증이 나있었지만, 집사를 쓰러지게 한 귀염폭발 별이의 이야기.
기대하시라.
다람 : 별아 안녕?
별 : 아~~ 귀찮아! 아~ 진짜.... 아~~~~!
다람 : 언니 짜증 나?
별 : 아니 언니가 짜증 나는 게 아니고, 짜증나게 굴잖아! 누가 날 이렇게 짜증나게 하냐구!
나는 귀찮은 거 싫어하거든! 내가 남을 귀찮게 하는 건 괜찮아. 그런데 남이 나를 귀찮게 한다?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아 정말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
왜 그렇게 사람이 끈질겨?언니는 할 일도 없어? 언니는 일도 안 해? 우리 엄마는 맨날 일하고 책 보고 그러는데, 언니는 일도 안 하고 책도 안 보고 공부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해? 집에서 할 일이 그렇게 없어? 맨날 나한테 말 걸고, 언니랑 나랑 언제 봤다고 막 마음대로 말 걸고 이러는데? 진짜 언니 이상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작한 지 1분 만에 웃다가 쓰러짐)
다람 : 그래서 언니 싫어? 짜증 났어?
별 : 아니~ 내가 말했잖아. 나한테 이렇게 자꾸 건드리고 말 거는 게 짜증이 난다구~
그리고, 내가 아까 낮에 심심해서 그때는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버리고, 지금 와서 이러는데! 인생 너 맘대로 사니?
다람 : ㅋㅋㅋ그러네. 언니가 내 맘대로 살았네.
별 : 근데 사람은 그러면 안돼.
다람 : 왜 그러면 안돼?
별 : 고양이가 맘대로 사는 거야. 특히 나만 맘대로 사는 거야.
사람들은 일을 하고, 맨날 밥그릇 씻고 물그릇 씻고 청소기 윙윙 돌리고, 그렇게 일하면서 살아야 된단 말이야. 언니는 왜 그렇게 맘대로 사는데? 언니는 사람 아냐?
나 : 고양이만 맘대로 사는 거라고 강이한테 배운 거야?
별 : 뭔 소리야? 내가 강이한테 배우긴 뭘 배워! 내가 애기야? 내가 애기 때는 강이한테 배웠지. 근데 난 지금 애기 아니거든? 나 다 큰 고양이거든?
근데 난 다 컸는데 왜 이렇게 쪼끄매? 강이는 퉁퉁하고 얼굴도 크잖아. 근데 난 다 컸는데도 왜 이렇게 쪼끄맣고 귀엽지? 아냐 사실 내가 길이는 긴데, 머리는 작은 거 같애. 왜 난 머리가 작지? 내가 그래서 좀 예쁘긴 하거든. 아니 쪼끔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내가 우리 집에서 제일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단 말야.
그리고 나만 꼬리도 살랑~살랑~ 이렇게 할 수 있다? 강이는 안 그래. 강이는 얼굴이 뚱해가지고 말 걸면 꼬리를 탁!탁!탁! 막 이런단 말야. 싸가지가 없어. 나는 꼬리를 살랑~ 살랑~ 이렇게 하잖아. 나는 내 얼굴이 쫌 이쁜 것 같다고 생각해.
(깊게 생각 안 하고, 의식의 흐름 따라 막 얘기하고있음ㅋㅋ)
근데 있잖아, 솔직히 내가 우리 집에서 잘하는 게 없거든.
난 맨날 마음대로 하고, 말도 별로 안 듣고, 말하면 그냥 귀로 들어. 말을 잘 듣지는 않고, 그냥 귀로 들어.
엄마가 내가 진짜 예뻐서 예쁘다고 하는 게 맞기는 맞는데, 솔직히 우리 집은 다 못생겼잖아. 아빠도 다 늙어빠졌지, 얀이는 아빠 닮았지, 강이는 그냥 못생겼지, 엄마는 막 예쁘지는 않잖아. 근데 나만 예쁘잖아. 그래서 엄마가 나보고 계속 예쁘다고 하는 걸 수도 있어.
내가 예쁜 건 아빠도 다 인정한대. 내가 들었어. 엄마가 아빠한테 별이 너무 예쁘지 않냐고 어쩌고저쩌고 하면 아빠도 맞다고 그러거든. 내가 봤을 때도 내가 예쁘고 귀여운 것 같기는 해.
근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너 왜 자꾸 너 맘대로 말 걸고, 내가 귀찮다고 할 때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지, 너 왜 그렇게 사람이 끈질기냐? 너 집에서 일 안 해?
다람 : 언니는 너랑 이렇게 얘기하는 게 일이야.
별 : 이게 어떻게 일이 돼? 이건 그냥 노는 거지.
다람 : 그러게. 근데 언니도 집에서 일도 해. 청소도 하고, 고양이 두 마리 키워.
별 : 근데 나보단 못생겼지?
다람 : 우리 집 고양이도 귀엽거든?
별 : 흥! 아닐걸! 내가 더 귀여울걸?
울집에서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별이의 자태
Q1 : 강이를 피해 다니는 것 같은데, 강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다람 : 강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별 : 얼굴 큰 뚱땡이. 근데 옛날에는 강이가 날 잘 돌봐줬어. (별이가 애기 때 강이가 실제로 엄마처럼 돌봐주었음)
그래서 내가 고마워하는 게 있어. 그런데, 이제 나는 작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가 아니라구!
나는 엄청, 다 크고, 예쁘고, 다 크고, 예쁘다구! 그래서 나는 똑같이 어.른. 고양이거든?
따라해. 어.른. 고양이. 나 어.른. 고양이야.
다람 : 너 어른 고양이라는 게 마음에 드는구나?
별 : 응! 나 어.른.고양이. 나 이제 다 컸어.
근데 나 엄마 뭐하는지 구경하는 게 재밌어. 근데 엄마는 재밌는걸 안 한다? 엄마는 혼자서 막 가만히 앉아있고(명상하는 걸 말하는 듯), 재밌는 거 한 개도 안 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사는 게 좋나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람 : 별이는 뭐하는 게 좋아?
별 : 나는 앞발을 다소곳이 모으고, 앉아있는 걸 좋아해. 왜냐면, 귀여워.
그리고 앉아서 꼬리로 발을 감싸고 있잖아? 내가 꼬리가 엄청 예쁘거든. 아까 말했잖아. 내 꼬리가 특히 살랑~ 살랑~ 한다고. 내가 앞발도 엄청 귀여워. 그래서 내가 앞발을 잘 모으고 있는단말야.
앞발을 모으고 꼬리를 살랑~살랑 하기 좋아하는 별
내가 앞발 그루밍도 되게 열심히 해서 앞발이 깨끗하고 귀엽고 뽀송뽀송 하단말야. 근데 강이는 앞발 맨날 숨기고 있어. 내가 봤을 땐 앞발이 조금 자신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는 것 같애. 강이 앞발이 못생긴 건 아니다? 근데 내가 앞발을 귀엽게 잘 모으고 있어. 내가 앞발을 이쁘게 잘 보여주고 사는 것 같애. 근데 내가 얼굴도 예쁘잖아. 근데 앞발도 귀엽고, 꼬리도 귀엽고... 그래서 이렇게 앉아서 앞발을 내려놓는다? 그다음에 꼬리를 이렇게 모아서 같이 살랑~ 살랑~ 한다? 그리고 이렇게 (눈 똥그랗게 위로 쳐다봄) 눈 뜨고 엄마 쳐다보면, 엄마가 말은 안해도 가슴으로 울컥하는 게 보여. 내가 너무 귀여워서! 난 그렇게 있는 걸 좋아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 : 그리고 엄마가 뭐 할 때 슬~ 쩍 가서 엄마 일하는 거 위에 슬~쩍 발 올려놓는 거 좋아해.
그러면 엄마가 나한테 조심스럽게 양해를 구하거든? 그게 바로! 내가 먼저라는 거야! 그런 책 나부랭이 따위보다 엄마가 나를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한테 부탁을 하는 거지! 대단하지?
엄마가 뭐할때 발올려놓는 별
다람 : 강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는데, 자기 칭찬만 하고.... ㅋㅋ 얼굴 큰 고양이밖에 말한 게 없어 ㅋㅋㅋ
강이를 좀 피해 다니는 것 같은데, 일부러 그러는 거야?
별 : 아니, 강이랑 별로 안 놀고 싶어서.
다람 : 왜?
별 : 강이 입냄새 나. 난 쫌 덜나.
나 : 강이가 그루밍 해줄 때 잘 받잖아?
별 : 그땐 내가 숨을 꾹 참고 있어. 남이 그루밍 해주는 것도 좋긴 좋으니까.
근데 강이랑 별로 놀 게 없어. 강이 노는 거 별로 안 좋아해. 옛날엔 강이가 나 먼저 챙겨주고 그랬는데, 강이도 게을러졌어.
나 : 강이는 나이가 많잖아. 열네 살인데...
별 : 나이는 지 혼자 먹나? 나도 나이 먹고 있거든? 나도 나이 먹어서 어른 고양이가 다 됐거든? 나도 이제 다 큰 어른 고양이거든? 이렇게 예쁘게 다 컸고, 허리도 이만큼 길어졌거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람 : 쉴 때 강이 있는 곳에 잘 안 오는 이유가 뭐야? 일부러 그러는 거야?
별 : 아니.그냥 강이 쉬라고...
그리고 강이 옆 아니어도 난 갈 데가 많아. 강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가 있어. 편하고 안정적으로 쉬는 데를 좋아한단 말야. 근데 나는 여기저기 다 좋아해! 여기 꾸겨져 있고, 저기 꾸겨져 있고... 생각도 못한 자리에 가 있으면 엄마가 되게 좋아하잖아. 엄마가 엄청 좋아하면 내가 쪼끔 뿌듯해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