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를 둔 부모님들께

by 곽재혁

https://youtu.be/eh-WrA29T-o


불혹을 넘긴 나이에 결혼해 마흔둘에 얻은 딸 채연이는 32주 5일에 1960g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출신이다. 예정일보다 51일 먼저 세상에 나오긴 했지만, 다행히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 힘찬 울음을 터뜨려 주었다. 양막이 파열된 상태로 엄마 뱃속에서 버틴 57시간 동안 숨쉬는 연습을 많이 하고 나온 모양이었다. 하지만 따뜻한 엄마 뱃속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그 가냘픈 몸으로 모든 것을 짊어지고 이겨 나가야만 하는 채연이가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신생아괴사성장염, 핵황달, 뇌출혈, 미숙아망막증, 로타바이러스장염⋯.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기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각종 합병증 걱정이 머릿속에서 커 갈 땐, 내 알량한 지식의 밑동을 모조리 잘라내 버리고만 싶었다.

“채연이보다 훨씬 더 빨리 태어난 아가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서 퇴원하는 거 제가 많이 봤어요.”

짐짓 의연한 표정으로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씩씩한 소아과 의사 아빠의 속에는, 아는 만큼 걱정도 많은 채연이 아빠가 모습을 숨긴 채 웅크리고 있었다.

한데 정말 다행히도 채연이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 4주간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후부터는 특별한 문제 없이 무사히 잘 자랐고, 얼마 안 가 성장 수치가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가서 만삭아로 태어난 또래들과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는 감기에 자주 걸리곤 하지만, 길게 가거나 심해지지 않고 잘 낫는 편이다. 정말이지 가슴 깊이 감사할 일이다.

이른둥이를 둔 부모님들, 더러 우리 딸보다 재태주수를 더 많이 채우고 나온 아기의 보호자가 내게 걱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채연이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댁의 자녀보다 더 빨리, 더 작은 몸무게로 태어난 우리 딸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그때 나의 경험을 되살려, 이른둥이를 둔 부모님께 작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Q. 이른둥이 관련 용어 정리

- 미숙아(premature infant) 또는 조산아(preterm infant) : 산모의 최종 월경일로부터 37주 미만에 태어난 아기. 순화하여 이른둥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 저체중 출생아(low birth weight infant) : 출생 시 체중이 2,500g 이하인 아기를 말한다. 저체중 출생아의 3분의 2는 이른둥이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자궁 내 성장 지연(intrauterine growth retardation)이 원인이다. 그 중에서도 체중이 1,500g 미만인 아기를 극소 저체중 출생아(very low birth weight infant)라고 하며, 1,000g 미만인 경우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extremely low birth weight infant)라고 한다.

- 재태 기간(주수)에 대한 체중이 90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를 부당 중량아(large for gestational age : LGA), 10~90백분위수인 경우를 적정 체중아(appropriate for gestational age : AGA), 10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를 부당 경량아(small for gestational age : SGA)라고 한다.



Q. 이른둥이와 관련된 신생아기 문제

1) 호흡기계

- 무호흡(Apnea) : 무호흡이란 말 그대로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이른둥이에서는 비교적 흔한 문제로, 미숙함 자체 또는 관련된 질병에 의한 결과로 발생한다. 이른둥이에서 호흡이 20초 이상 정지되거나, 청색증과 느린맥이 동반되는 경우를 중한 무호흡으로 간주한다.

-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 RDS) : 폐의 발달이 미숙하여 폐표면활성제(pulmonary surfactant)가 부족하여 무기폐를 초래하는 호흡부전이다. 소나 돼지에서 추출한 인공 폐표면활성제를 인위적으로 보충해주는 치료법이 개발된 후로 사망률과 예후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인공 폐표면활성제는 생후 72시간 이내에 최대 3회까지 보험혜택을 받으면서 사용할 수 있다.

- 기관지폐 이형성(Bronchopulmonary dysplasia) : 이른둥이에서 생후 28일 이후에도 산소 투여가 필요한 경우를 말하며, 재태 기간 28주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출생 체중 1,000g 미만)에서 주로 발생한다. 미성숙한 폐에 투여된 산소, 인공호흡기에 의한 압력 등에 의한 폐손상의 결과로 기관지와 폐에 리모델링이 발생하게 된다.

- 기타 : 폐외 공기 누출(Extrapulmonary air leaks), 폐출혈, 선천성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2) 심혈관계

- 동맥관 개존증 : 출생 직후에 막히는 동맥관(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혈관으로 태아기에 존재한다.)이 열려 있는 경우로, 이른둥이에서 높인 빈도를 보인다.

- 기타 : 저혈압이나 서맥(무호흡 동반)이 발생할 수 있다.

3) 혈액계

- 빈혈 : 이른둥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적혈구 수명, 빠른 성장에 따른 급격한 혈액량 증가, 검사를 위한 잦은 채혈 등의 원인으로 만삭아의 생리적 빈혈보다 더 현저한 빈혈이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미숙아는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이 미숙하여 비교적 낮은 빌리루빈 수치에서도 핵뢍달이 올 수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4) 위장관계

- 괴사성 장염 : 신생아기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응급 소화기 질환으로서, 장 점막 또는 전층의 괴사가 특징이다. 발생 빈도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 입원 환아의 1~5%로, 더 빨리 태어날수록 출생체중이 더 작을수록 유병률이 증가한다.

- 신생아 황달 : 미숙아에서는 신생아 황달이 만삭아보다 더 심하게 발생하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 기타 : 위장관 기능이 미숙하여 장운동 저하가 자주 일어날 수 있고, 자연적 위장관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5) 대사 내분비계 : 저칼슘혈증, 저혈당증, 고혈당증, 후기 대사 산증, 저체온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6) 중추 신경계 : 뇌실 내 출혈, 뇌실 주변 백질 연화증, 경련, 미숙아 망막증, 청력 손상, 저긴장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7) 신장계 : 저나트륨혈증, 고나트륨혈증, 고칼륨혈증, 신세뇨관 산증, 신성 당뇨,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8) 감염 : 면역 체계가 미숙한 이른둥이는 각종 병원체에 의한 감염에 더 취약하다.


Q. 이른둥이가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받는 치료는?

조산이 예견되는 산모는 대개 신생아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따라서 이른둥이는 출생 직후에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전담 의료진으로부터 집중 치료를 받게 된다.

신생아집중치료실 내에서는 혈압이나 맥박,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24시간 주의깊게 관찰하면서, 필요한 치료와 처치가 이루어진다. 호흡곤란이나 무호흡이 있을 때는 인공호흡기 치료나 산소 투여를 하며, 체온 조절을 위해 인큐베이터 내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빈혈, 황달, 전해질, 감염 여부 등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 또는 필요시에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주사를 통해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동시에 경관 영양을 진행하게 되고, 아기의 건강 상태와 몸무게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입으로 먹는 훈련을 하게 된다.


Q. 아기가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있는 동안 보호자가 해야 할 일

- 보호자는 가능하면 날마다 신생아집중치료실 면회를 가서 담당 간호사로부터 아기 상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어야 하고, 주기적인 주치의 면담에도 적극 참여하여 아기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는 적극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초유에는 단백량이 10%나 되며, IgA, 락토페린, 백혈구를 다량 포함하여 신생아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모유는 소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괴사성 장염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유축한 모유를 잘 얼려 두었다가 면회 때 꼭 가져다주도록 한다.

- 아기가 입원해 있는 동안에 부모는 퇴원 후 아기 관리법을 배우고, 병원에서 실제로 아기 관리를 해 보아야 한다.


Q.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퇴원할 수 있는 조건

1) 교정 연령으로 재태 주령이 35주 이상 되어야 한다.

2) 체중이 1,800~2,100g에 이르러야 한다.

3) 체중의 꾸준한 증가(30g/일)가 이루어져야 한다.

4) 호흡 곤란 없이 모유나 분유를 입으로 먹을 수 있어야 한다.(다만 아기가 입으로 먹을 수 없는 의학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보호자가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후에 튜브 영양 상태로 퇴원할 수 있다.)

5) 인큐베이터가 아닌 개방된 영아용 침대에서 체온 유지가 잘 되어야 한다.

6) 5일 이상 무호흡이나 서맥이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7) 주사로 투약 중이던 약물은 끊거나 경구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8) 모든 주요한 의학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9) 아기가 돌아갈 가정환경이 아기에게 적합해야 한다.


Q. 신생아집중치료실 퇴원 전후에 받아야 할 검사

1) 출생체중 1,500g 미만의 모든 아기와 산소 치료를 받은 바 있는 1,500~2,000g의 아기는 미숙아 망막증에 대한 선별 검사를 받아야 한다.

2) 모든 아기는 퇴원 전에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3) 제대동맥 도관술을 받았던 아기는 신혈관 고혈압 유무를 알기 위해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4) 빈혈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혈색소나 적혈구 용적률 검사를 해야 한다.

5) 황달(혈중 빌리루빈)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6) 뇌실 내 출혈이나 뇌실 주위 백질연화증에 대한 감시 및 추적 관찰을 위해 뇌 초음파를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Q. 신생아집중치료실 퇴원 후 관리

1) 퇴원 시에 예약한 검사일(미숙아망막증 검사, 뇌 초음파 등)이나 외래 방문일에 빠짐없이 병원에 방문하도록 한다.

2) 이른둥이에게 교정연령이란 분만 예정일로부터의 나이로, 생후 24개월까지 성장과 발달은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성장과 발달을 일찌감치 따라잡은 경우에는 24개월 이전이라도 역연령에 따라 발달 평가나 이유식을 진행해도 큰 무리 없다.

3) 예방접종은 역연령에 따라 시행한다.

- 예방접종은 교정 연령(분만 예정일로부터의 나이)이 아닌 역연령(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한 나이)에 따라 정량으로 표준 예방 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 생백신인 BCG 접종은 신생아집중치료실 재원 중에는 시행하지 않도록 한다.

- B형 간염은 체중이 2Kg을 넘겼을 때 1차 접종을 시행하도록 한다.

- RS 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예방도 지침에 따라 시행한다. : RSV가 유행하는 9~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RSV 면역글로불린인 팔리비주맙(시나지스주®)을 접종한다.

해당되는 부모에겐 유용한 내용인데, 아닌 경우는 좀 생소한 내용이긴 합니다. 더 줄일 부분은 없어서 그대로 배열만 정리했는데, 혹시 분량이 넘친다면 그냥 빼주세요! (아니면 박스 안에 작은 글씨로 넣어주셔도 좋습니다.)

#꿀팁. 시나지스 접종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

[급여 기준]
1. 재태 기간 36주 미만(35주+6일) 태어나고, RSV 계절 시작시점(10월)에 생후 6개월 이하인 소아- - - - 32주 미만(31주+6일) 미숙아의 경우
- 36주 미만(35주+6일) 미숙아의 경우

2. RSV 유행 계절 시작시점(10월)부터 이전 6개월 이내에 기관지폐이형성증치료가 필요했던 만 2세 미만(24개월+0일)의 소아
- 기관지폐이형성증등으로 신생아호흡곤란(P22) 산정특례(V142) 받은 경우

3. 혈류역학적으로 유의한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으면서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만 2세 미만의 소아
- 울혈성 심부전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 중등도 및 중증의 폐동맥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청색성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환자부담금]
1. 환자부담금 0% : 입원 시점이 출생 후 28일 미만인 신생아의 경우
(대부분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중에 최초 접종하게 된다.)

2. 환자부담금 10% :
- 입원 시점이 출생 후 28일 이후에 입원한 경우
- 재태 기간이 37주 미만 조산아의 외래 진료 시

[사보험 의료비 청구]
실손의료비(질병외래형) 특약이 가입되어있다면, 급여/비급여에 상관없이 1일 최대 25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비(질병외래형) 특약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태아보험안에 기본으로 설계되어있다.

1. 급여처리가 된 경우 : 진료비 영수증 또는 세부 영수증만으로 청구가 가능하다.
2. 비급여 처리가 된 경우 : 영수증 외에 추가로 서류를 제출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다면, 시나지스를 맞아야 하는 이유가 들어간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 실손의료비(비급여 주사료) 특약은 상해나 질병치료 목적의 항암제, 항생제, 희귀의약품 사용에 한해 청구가 가능하므로 시나지스는 보상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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