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명이 넘게 봤어요
아이의 돈을 훔치고, 우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신세한탄 같은 반성문은 천 명이 넘게 보았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조회수가 늘면 다음 어딘가 메인에 떴을 수 있다는데 얼핏 들어가 봐도 다음 메인에서 문제의 글 제목은 찾을 수가 없어 그저 혼자 웃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가슴 아픈 못난 글을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보았구나. 며칠 유입되었던 분들을 다 세자면 2000명 가까운 분인 것 같습니다. 사진 한 장 올려놓지 않은 글인데, 누가 와서 그렇게 읽었을까요. 아이의 돈을 어떤 정신 나간 엄마가 훔쳤을까 혹시 나를 비난하지는 않았을지, 한심하게 보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걱정이라는 것이 사실 내가 나를 보는 시선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가 '다른 사람이 나를 이렇게 보면 어쩌나' 하는 마음속에는 내가 나를 보는 기준이 들어있어요.
언제 어떤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게 될지 모르지만,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운 모습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었으면 하는 관종의 기운도 자리하고 있기에 누가 무엇을 보든 개의치 말자는 다짐 아닌 다짐도 해봅니다. 삶에 부끄러움이 많아(단순히 낯을 가린다는 것보다 무언가 삶의 과오 같은 것을 돌이켜보게 되는 마음입니다) 사람이 고프면서도 사람을 모으지는 못하고, 상담실 홈페이지며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지만 개인적인 글을 많이 적는 이곳에 링크를 연동해 놓자니 한없이 망설여져서 우연히 들어와 글을 보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게 고작입니다. 그래도 누군가 오게 된다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딸 돈이나 훔치는 엄마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리 길게도 늘어놓습니다. 살아가며, 사랑하며 경험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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