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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빌더 Mar 13. 2023

끼니를 걱정해 준다는 것

친절을 넘어선 다정함

센터 바로 맞은편에 유부초밥집이 생겼는데 가격도 좋고 맛도 좋아서 애용하고 있다. 기본 유부초밥에 작은 컵라면 하나면 한끼 저렴하면서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오늘은 저녁상담이 있는 날. 유부초밥을 사서 편의점에 들른 길, 작은 컵라면 하나를 계산하는 내게 사장님이 물으신다.


저녁이에요?

네.

늦게까지 일해요?

네, 오늘은요.

(아이구우) 수고해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돌아나오는 길에 약간 뭉클해진다. 그냥 친절이 아니구나. 엄마같은 따뜻함이구나. 진심으로 끼니를 걱정해주는 그녀의 말이, 엄마의 잔소리와 겹친다. 항상 짧은 말 속에서, 표정과 말투에 묻어난 진심 때문에 마음이 움직인다. 따뜻하고 뭉클하다. 피로와 두통에 시달리는 하루였는데 약간의 위로를 받는 느낌도 든다. 


나도 내담자들에게 진짜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일까 자문한다. 전문성, 근거 기반 치료 등을 내세워도 언제나 공통적으로 중요한 요인은 하나는 치료적 관계이다. 치료자에게서 느끼는 온정. 진짜가 되어야지 생각해본다. 내담자들의 끼니와 환절기 감기에 대해 걱정한다. 건강했으면, 잘 챙겨드셨으면,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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