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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사람이 좋다

by 이선율

내가 살아보니,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사람은 한결같은 사람이더라. 스윗함이나 섹시함 같은 매력은 마치 여름날의 한낮 햇살처럼 눈부시지만 금세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한결같음은 마치 사계절 내내 변하지 않는 나무의 뿌리처럼 관계를 든든히 지탱하고, 우리에게 안도와 평화를 가져다준다.

사람의 마음은 의외로 단순해서, 불확실한 것들 앞에선 쉽게 흔들리고 불안해진다. 마치 비둘기가 어디로 날아오를지, 개구리가 언제 튀어오를지 모르는 그 순간의 긴장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마음이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는 불확실함은 두려움과 불안을 심고, 그런 관계 속에선 행복이 뿌리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한결같은 사람은 다르다. 그 사람은 내일도 오늘처럼, 그리고 모레도 내일처럼 나를 바라봐 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한결같음은 마치 새벽녘의 고요한 물결처럼 우리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잔잔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화려하지 않아도, 눈에 띄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어 주는 사람. 그 사람의 한결같은 마음은 마치 해가 매일 같은 자리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것만큼 경이롭고 소중한 일은 없다.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우리가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이고 따뜻한 쉼터가 된다.

삶은 어쩌면,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날들 속에서 단 하나의 확실한 존재를 찾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존재를 찾은 순간, 우리는 비로소 마음 깊은 곳에서 평화를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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