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갑자기 그리고 싶어져서 그린 가면올빼미 그림입니다.
가면올빼미는 올빼미목 가면올빼미과에 해당하는 동물입니다. 현생 올빼미목에는 올빼미과와 가면올빼미과 단 둘 밖에 없습니다. 올빼미과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올빼미, 부엉이, 소쩍새 등이 포함되는데, 가면올빼미는 이들과 조금 다른 동물인 것입니다.
가면올빼미를 처음 보면 조금 무서워요. 많은 종이 하얀 얼굴과 검은 눈을 가졌는데, 그 대비가 이질적인 느낌입니다. 마치 외계인, 혹은 귀신 같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가면올빼미를 알수록 무서움보다 귀여움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종에 따라 크기의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키는 40cm 정도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거대하고 사나운 맹금류와는 거리가 멀어요.
비단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면올빼미의 성격도 야생동물 중에서 굉장히 온순한 편에 속합니다. 일반적인 새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은 자기의 영역을 철저하게 지키는데, 가면올빼미는 사냥 영역이 침범당해도 어느 정도 눈감아 준다고 합니다.
온순한 성격은 새끼 때부터 두드러집니다. 새끼 야생동물들은 보통 부모가 물어다 준 먹이를 가지고 먹이경쟁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한 개체는 도태되곤 합니다.
그런데 새끼 가면올빼미는 경쟁하지 않고 한 마리씩 순서를 지켜가며 먹이를 먹습니다. 스위스 로잔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 가면올빼미들은 서로 배고프다는 의미의 울음소리를 내는데, 가장 길게 울음소리를 내는 새끼가 인정받아 가장 먼저 먹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의 먹이를 뺏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드문 일이긴 하지만, 먹이를 먹다가 다른 새끼에게 양보하는 행동도 관찰됩니다. 참 사랑스럽지 않나요?
물론 자연의 가면올빼미는 마냥 귀여운 동물인 것만은 아닙니다. 작은 키와 다르게 날개를 펼쳤을 때의 길이는 1미터 가까이 됩니다. 귀여운 얼굴을 가졌지만, 비행하는 모습은 용맹한 것이, 맹금류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갯짓만 멋진 것이 아닙니다. 가면올빼미는 사냥 솜씨가 매우 뛰어납니다. 야간 시력이 아주 좋은 데다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 가면올빼미 특유의 비행은 어떤 동물도 쉽게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면올빼미의 주 사냥감인 설치류들은 가면올빼미의 발에 잡히는 순간까지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를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가면올빼미가 없지만, 외국에는 개체수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려 가면올빼미의 성격은 대체로 얌전한데, 호기심은 많은 눈빛입니다. 애교가 많은 고양이 같기도 합니다. 처음 보고 무서움을 느꼈던 게 부끄러워질 만큼 알수록 참 귀여운 동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