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간단한 카레
편식 없이 대부분 잘 먹는 편이지만 왜인지 카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집 어린이들. 카레를 파는 친구네 가게에 가서는 참 잘 먹는데, 집에서는 어떻게 해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완숙토마토를 넣어 무수분카레도 만들어보고, 푹푹 끓인 후 냉장고에 숙성시켜서도 만들어보고 이러저러한 시도를 해봤지만 뜻뜨미지근한 반응이었다. 그래도 카레를 포기할 순 없어서 아주 간단한 이 레시피를 한번 해보았다. 천천히 만들어도 30분이면 만드는 이 카레, 아이들의 입맛에도 어른의 입맛에도 쌍엄지 척!
*재료: 소고기(얇은 종류. 우삼겹, 차돌박이, 불고기감 등) 500g, 양파 1개, 대파 1~2대, 카레가루 6T(고형카레 2블록)
- 다지거나 채 썰은 양파와 대파를 기름 살짝 두른 팬에 볶는다
- 대파 향이 올라오면 소고기를 넣어 먹기 좋게 자르며 볶는다
- 중강불에서 5분 정도 충분히 볶아준다
- 육수나 물을 500~600ml 정도 넣고 카레가루를 넣은 후 5분 정도 저어가며 끓인다
양파와 대파는 입에 걸리지 않게 작게 다듬어서 사용했다. 아이들과 먹기 위해 선택한 크기인데, 상관없다면 채 썰어 사용해도 무방하다. 소고기는 우삼겹을 넣었고, 고기도 아이들 한입 크기로 작게 잘라주었다.
카레는 가루보다는 고형을 좋아해서 순한맛으로 2블록 넣어 끓였다. 조금 슴슴한 느낌이 있기도 해서 다음에는 순한맛과 중간맛을 반씩 섞어 넣어볼까 생각중이다.
카레는 오래오래 푹푹 끓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히 만들어도 깊은 맛이 나는 걸 보니 지금껏 공들여 카레를 끓여 온 과거의 내가 조금 안쓰럽기까지 할 지경이다.
마침 첫째 아이가 학교에서 만들어온 닭가슴살 냉채가 있어 함께 곁들였다. 상큼한 냉채와 잘 익은 열무김치까지 카레와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카레를 넉넉히 끓였다고 생각했는데 4인 가족이 한 끼에 다 먹었다. 오랜 시간 힘들게 끓였다면 남겨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싶었겠지만, 후루룩 끓였기에 오히려 한 번에 다 비운 것이 반가웠다.
이렇게 우리 집 공식 카레는 이 레시피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