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서막
다섯 명은 격전을 치른 놀이동산을 벗어나 근처의 작고 허름한 카페에 모였다. 이른 아침임에도 카페는 마치 밤새 손님을 기다린 듯 간판에선 여전히 빛이 새어 나왔다.
“카페라기보단… 옛날 찻집 같은 분위긴데요. 커피를 팔긴 하는가 모르겠네.” 준우가 조심스레 먼저 입을 뗐다.
“조용해서 좋잖아요.” 해담은 메뉴판을 뒤적거리며 먼저 내어 준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게요. 너무 조용해서 문제지. 그나저나 이 실,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어요.” 미란이 조심스레 유리병을 흔들며 말했다. 병 안의 검은 실은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뱀처럼 똬리를 틀었다가, 때론 글자처럼 무언가를 표시하는 듯했다. 유심히 유리병 속 검은 실을 보던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실은 단순한 실이 아닌 절대적 존재의 소유였던 현경(玄境)의 실일 겁니다. 이계와 우리가 사는 현실계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분명 과거 강마가 남긴 잔재일 듯싶습니다.”
강림은 팔목에 찬 장치로 유리병을 스캔하며 말했다. “이건 어떤 봉인된 존재의 일부에서 떨어져 나온 물건이야.”
“그러니까” 해담이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우리 지금 정말 큰일 난 거네. 헐?”
유진은 고서의 한쪽을 펼쳤다. 고서의 표지에는 희미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오봉결계(五封結界)』
“이계의 존재들을 봉인하기 위해 다섯 개의 결계가 각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무너졌다면, 다른 네 곳도 연쇄적으로 약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합니다.”
준우는 조용히 물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나요?”
강림이 대답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