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ETEL Nov 14. 2019

아니, 베개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야? - 04

개발에 공들이며 여러 기능을 베개 안에 집어넣다 보니 베개가 돌처럼 딱딱해졌다. 베개를 베는 이유가 목을 편안히 받쳐주는 건데… 욕심이 넘쳤다. 


재료를 뜯어보며 처음에 생각했던 디자인에서 너무 멀리 오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베개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제레마의 과도기 4 

  : 다시 원점으로


베개를 벨 때의 편안한 느낌을 되찾기 위해 디자인, 설계, 메모리폼 재료를 다시 살폈다. 


베개의 본연 기능을 상기하며 디자인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 디자이너와 상의하여 외견상 시중에 나온 메모리폼 베개와 크게 다르지 않고, 편안해 보이는 디자인으로 베개를 만들기로 했다. 자료조사를 거치고 여러 번의 캐드 시뮬레이션을 돌려, 가장 적합해 보이는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다음과 같은 컨셉으로 제품 디자인을 구상했다.



제품 디자인 컨셉



<설계>

똑바로 누웠을 때뿐만 아니라 옆으로 누워도 편안함을 느낄 것

- 안락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할 것

누웠을 때 내부 부품이 느껴지지 않도록 적절히 배치할 것


 



<메모리폼 재료>

오래 누워도 경추나 어깨가 편안할 것 

통기성 있는 메모리폼으로 사용자가 갑갑하지 않도록 할 것

- 메모리폼에 사용자의 땀이 흡수되지 않게 할 것

라돈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도록 할 것




<베개 커버>

- 항균 처리로 위생적일 것

-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지 않을 소재를 사용할 것

통기성이 좋아 자는 동안 흘린 땀을 빨리 날릴 것


*성인은 수면 중 최대 시간당 2-4리터까지 

  땀을 흘릴 수 있다고 한다



설계와 재료를 선택하여 스마트 베개 version 7을 만들었다.

파트너십을 맺은 한 제작 업체에서 의뢰하여 렌더링 이미지를 바탕으로 실물 베개 제작을 요청했다. 



베개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제레마의 과도기 5 

  : 편의성 개선


가장 문제가 되었던 딱딱한 베개. 팀원 간의 논의와 침구 회사의 컨설팅을 받아 메모리폼을 다시 결정했다. 

결정된 메모리폼을 바탕으로 개발팀이 모여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다음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다. 

  1. 목과 뒤통수 부분이 편안한 지

  2. 저온에서 메모리폼의 탄력성이 유지되는지

  3. 피부와 접촉하는 부분에서 통풍이 잘 되는지

  4. 수면 직후 목과 어깨에 결림 증상이 완화되는지



제품 소재 선택


소비자들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메모리폼에도 여러 재질이 있다. 보통 베개나 침구류에 들어가는 메모리폼은 클로즈드셀(closed cell)을 많이 쓰는데, 단면을 잘랐을 때 구멍이 크고 막혀 있어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오픈셀(open cell)은 단면이 얼기설기 짜인 모양으로 공기가 통하는 구멍이 숭숭 나있어 통기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땀을 덜 흡수하여 위생적이며, 겨울에도 경화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 두 종류의 메모리폼으로 베개를 제작하여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같은 건물에 입주한 회사 직원 및 지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각각의 베개를 체험해보게 했고 피드백을 받았다. 


설문 결과, 참가자들은 클로즈드셀보다는 오픈셀을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이 결과를 반영하여 베개 재질과 형상을 수정했다. 반응이 좋았던 오픈셀 메모리폼을 최종 소재로 선택했다. 


오픈셀 메모리폼으로 제작된 베개 실물, 옆은 조절 판넬이다


오픈셀이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던 것은 제품을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편안함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중에 나온 그 어떤 베개보다도 편안하다는 말까지 들은 상태라 제품에 대한 자부심도 어느 정도 생겼다.  

 

기술적인 면도 많이 향상되었다. 정말 풀기 어려웠던 숙제인 “코골이 감지와 높이 자동 조절” 부분에서 꽤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예비 사용자를 대상으로 체험 테스트를 진행해서 고객 평가와 피드백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바로 사용자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베개를 체험할 지원자를 모집했다. 여기에 실제 숙면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용자의 뇌파검사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수면 실험실로 쓸 원룸을 신대방 근처에 잡았다. 





<제레마 개발기> 시리즈 

아니, 베개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야? - 01

아니, 베개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야? - 02

아니, 베개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야? - 03


▒ MAETEL 홈페이지: https://www.maetel.kr/ 

매거진의 이전글 아니, 베개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울 일이야? - 0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