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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May 27. 2023

육아의 방도는... 결국 부모다.

Day 80

얼마 전 쓴 글이 조회수 2천을 넘었다. 어떤 분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수치겠지만, 바람하나 없이 잔잔했던 내 브런치에 이 정도면 태풍급이다. 허접한 글을 노출해 주신 브런치 관계자 분들과 읽어봐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소중한 시간 내셔서 읽어주셨는데, 실망이셨다면 죄송합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자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비루하기 짝이 없는 내 글을 마주할 때면, 오히려 숨기고 싶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게 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내가 쓴 글을 무려 2천 명이나 봤다고 아내에게 자랑했다. (물론 회사 동료들에게도 했다.)


조회수 2천이 넘은 글은 육아 관련 내용이었다.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초등학교 3학년 딸이 학교 시험에서 30점을 받아왔다. 절대적 점수와 순위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학급 꼴찌 3인방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지난 시험보다 성적이 올라 아이를 칭찬했다. 아이 공부에 적극인 아빠이지만 절대 하지 않는 한 가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육아에 방도가 있다면...   


부모가 되면 육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내와 오은영 박사님이 진행하는 '금쪽이'도 자주 챙겨본다. 비단 아이가 공부 잘하기만을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지덕체를 균형 있게 갖춘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중에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덕(悳)이다. 


아이들이 예의와 매너, 정중함과 사려 깊음이라는 성숙한 인성을 갖추기 위해선 당연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부모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주실 때나, 다 먹고 식당을 나갈 때 "감사합니다"라고 내가 먼저 큰 소리로 외친다. 놀이 공원을 가서도 절대 부모가 대신 줄을 서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직접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대리줄을 서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운전을 할 때면 험한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얌생이들을 제외하곤 흔쾌히 양보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험담을 하거나 욕하지 않는다. (험담은 아내와 둘이 있을 때만 한다.) 결국 아이들은 부모를 그대로 따라 하는, 어른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의와 매너는 타인 대상으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 사이, 심지어 아이들에게도 지켜져야 한다. 어리다는 이유, 혹은 내 배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훈계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어린이라는 세계』의 저자 김소영 님은 정중한 대접을 받는 어린이가 정중하게 행동한다고 한다. 자신이 대접을 받음으로써 정중함을 관계의 기본적인 태도와 양식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말이 씨알도 먹히지 않을지라도, 유튜브만 내내 쳐다보고 있어 속이 터지더라도 아이들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밑에 사람 부리듯 행동하면 안 되는 이유다. 아이를 어린이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야 한다.     


항상 주객이 전도되는 부모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타인보다 우리 아이를 먼저 생각하지 않으려 조심한다. 성인이 돼 보니 잘나고 똑똑한 사람보다 예의 있고 매너 좋은 사람에 더 끌린다. 아마도 대부분 그러리라 생각한다. 지(知)보다 덕(悳)이 더 중요한 이유다. 


육아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들이 사회에서 독립적인 인격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타인과 상호작용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활한 관계 맺기를 통해 아이들은 부모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아이들이 바른 인성과 됨됨이를 갖추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부모가 어떤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혹시 아이들이 답답하다면, 아이들에게 명령하거나 지시할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내 언행을 돌아보자. 뻔한 얘기지만 결국 육아의 방도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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