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ON AIR!" 연재 마지막 회
** 제가 좋아하는 파주 벙커힐 카페입니다
오늘로써 그동안 연재되었던 "엄마! ON AIR!"를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두 주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태어나서 어린 시절, 학교에서 산으로 들로 풀어헤쳐 몽당연필을 들고 두서없이 써 내려간 엄마 얘기, 친구 얘기들이 다였던 제가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고령의 구순 어머니와 알콩달콩 "오늘이 지나면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까?" 하며 올린 글들을 지금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보니, 우리네 인생사처럼 특별한 일이 없어도 왠지 모르게 몽글몽글 피어나는 안개꽃처럼 과거로, 현재로, 미래로 데려가 줍니다.
저도 구순의 어머니의 황금빛 물든 저녁노을의 한 점 한 점의 시간을 바라보지 않았더라면 잘 몰랐을 거예요. 평생을 매일매일 무엇을 그렇게 바라셨을까요?
젊은 시절 우리 엄마 모습이 자꾸 잊혀요. 벌써부터 꼬불꼬불 길을 하염없이 걸어가는 순동이 할머니의 굽디 굽은 등만 보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높은 청청한 하늘을 바라보시기가 힘드시다는 것만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 자신과 꼭 세 가지 약속을 하였어요. 우리 삼 남매가 많은 세월이 흘러 가슴 한편 보고 싶어도 못 볼 만큼 삶의 세월을 살아갈 때, 걱정 끼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세 가지 말입니다.
**첫째는 차 마시기입니다. 6대 다류의 차 중에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와 보이차를 비교적 두루두루 좋아해요. 무엇보다 그간의 세월 함께 마실 도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둘째는 지금처럼 조금씩 용기 내어 마음 펼쳐 글쓰기입니다. 어설프고 투박해도 내 마음을 글로 담아내는 것만큼 소중한 일이 또 있을까요.
**셋째는 디지털 공부입니다. 너무 좋아요. 그래서 요즘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소통하고 있어요. 손가락 움직일 힘만 있어도 해보려고요.
순동이 할머니도 거의 5개월에 걸쳐 터치를 가르쳐드려 이제 구독, 좋아요는 기본이고 시니어 채널 늘려보시는 재미가 쏠쏠하신 듯해요. 구순에 유튜브를 시청하며 울고 웃는 할머니를 보면,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지만 사람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따뜻하다는 걸 느낍니다.
저는 요즘 누구나 겪을 생로병사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답을 가린다는 것이 모순이라 생각됩니다. 이 두 주간 글도 못 쓰며 저의 생각 터널에 빠져있었어요.
삶의 인생길은 저마다 나다운 나만의 길이 있는데, 너무 애쓰기보다는 조금은 내려놓기로 했어요. 골을 어떻게 한 곳으로만 던지겠어요? 허공도 보내고 내리막길도 보내고 때론 발로 꼭 잡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 지금 이 시간의 소중함을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싶어요.
이제 "엄마! ON AIR!"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엄마와 함께한 이 시간들, 구독자분들과 나눈 따뜻한 댓글들, 모두가 제 인생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구순에 유튜브를 시청하며 울고 웃는 순동이 할머니가 될 즈음, 저 높은 하늘 위로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게 될 때, 깊고 그윽한 향의 이름 모를 차 한 잔 하고 싶어요. 그때도 여전히 디지털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도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따뜻하다는 것, 나이는 숫자일 뿐이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선물이라는 것.*
오늘도 차 한 잔 마시며, 글 한 줄 써보며,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살아가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