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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샘 지연 Aug 09. 2024

딸은 없습니다만(10)-아이돌 공부가 필요한 이유

독서지도사로 만나는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

아들만 둘인 엄마이지만,

독서지도사로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니, 

여자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아들만 있는 나에게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토요일 오후, 6학년 W에게서 문자가 왔다. 

"선생님~~ '더 킬라' 들어보셨어요?"

'앗, 듣다가 말았는데...'

화요일 수업에서 꼭 들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아이에게 이렇게 답을 보내면 실망하겠지?

유튜브에서 TXT(Tomorrow X Together)의 '더 킬라(The Killa)'를 검색합니다. 


어... 어...

신기하다! 보니까 자꾸만 빠져든다.

수빈과 연준의 춤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선재 업고 튀어' 때도 이러지 않던 내가 왜 이럴까?

BTS 뷔 이후에는 아이돌에 빠져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어머 어머, 계속 보게 되네! 입덕해야겠당~"

라고 W에게 답을 보냈다. 

아이들이 유튜브에서 TXT 영상만 봐도 하루가 금방 간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렇겠구나! 

이런데 어찌 안 좋아하겠니!

'포카(포토카드)'를 얻으려고 CD를 사는 게 이상한 게 아니겠구나!


'라테' 연예인 사진이 들어간 책받침을 모았던 것과 같은 마음이겠구나. 그나저나, 비싼 건 포카가 너무 비싸던데... 그게 좀 걱정이다. 뭐라고 말 해도 '잔소리'라고 생각할 테니 아무 말도 못 한다.


W의 절친인 J는 5월 5일 어린이날 기념으로 올림픽공원에서 했던 TXT 공연에 다녀왔다고 한다.

2층 구석이었는데도 티켓이 15만 원이 넘었고, 응원봉이 5만 원 정도였다고 했다.


응원봉과 정성껏 모아 정리해둔 보물 '포카북'를 자랑하는 J.

귀엽구나!

응원봉을 손수 찍어주는 아이^^



나는 사람 얼굴과 이름을 꽤나 잘 기억한다. 아니,  분명히 그랬었다. 주변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였으니까.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의 얼굴과 이름까지도 잘 기억했었다. 우리 동네 상가에 가면 참 불편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감사해야 하는 건지, 사람들의 얼굴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돌 얼굴과 이름쯤이야 쉽게 기억했을 것을...이제는 자신이 없다. 


얼마 전,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어떤 멤버가 생일이었나 보다. 올림픽공원 주변을 걷는데, 자꾸만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는데 사진의 얼굴이 전부 다 다르게 보이는 것이었다. J와 W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은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자료를 열심히 찾아보고, 자꾸만 쳐다보고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해 주었다. 어이거 내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인데...


뭐든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들여서 바라보면 안 될 게 없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을 조금은 알고 있어야 한다. 어려운 경제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아이돌 익히기, 

이것 역시 공부를 해야 하나 보다. 아이들 말처럼 공부로 받아들이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자주 접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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