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사로 만나는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들의 이야기
3년째 함께 수업을 하는 Y, 정말 성실한 아이. 숙제를 정말 열심히 해 온다.
한 번쯤 안 해 와도 괜찮다고 말해줄 지경이다.
같이 수업하는 Y의 절친인 A는 자주 숙제를 안 해와서 구박을 당한다. 친구의 영향을 받을 만도 한데, Y는 꿋꿋이 자신을 지키고 있다. 기특하다! 나 같으면 친구가 숙제를 안 하면 나도 안 해도 괜찮지 않나 핑계를 댈 텐데 말이다.
수업 시간에도 집중력이 정말 좋다. 수업 시간에 절친 A와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기는 한다. 나만 못 알아듣는 자기들만의 언어로 수다를 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Y는 글을 쓰거나 워크북을 읽을 때는 바로 수업으로 돌아온다.
왼손잡이인 Y는 왼손으로 글씨를 잘도 쓴다. 개량종 왼손잡이(글씨는 오른손, 지우개는 왼손으로, 어린 시절 아빠한테 혼나면서 글씨만 오른손으로 쓰게 된 나)인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왼손으로 한글을 빨리 잘도 쓴다.
Y는 타고난 성실한 모범생인 건가?
하도 신기해서 물어봤다.
"Y는 공부 안 힘들어? 숙제하기 싫을 때 없니?"
Y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하는 거져, 뭐."라고 답한다.
또 물었다.
"Y야, 너는 혼날 일이 없겠다. 엄마 아빠가 엄청 예뻐하시겠다~"
"그럴 리가요. 방문 뜯길 뻔했어요."
"그... 그... 그렇구나..."
아이들이 집에서와 밖에서 차이가 많은 건 우리 집 아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아이도 숨 쉴 여지가 필요한 걸까? 감정을 풀, 비빌 언덕이 필요하겠구나.
Y도 친구 A처럼 사춘기 여자아이다. 만날 때마다 키가 쑥쑥 커 있고 얼굴에 사춘기의 상징인 여드름이 늘어간다. 갑작스레 감정의 변화가 한창 일어나겠지. 그래도 Y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은 꿋꿋이, 꾸준히 해낼 거라 믿는다. 참 믿음직한 아이다!
Y의 어머님께서 보내신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런 문자를 받으면 정말 일할 맛 난다!
'송파꿈나무' 학생기자를 했던 Y. 정말 멋진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