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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연 Jul 29. 2021

담대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은데, 항상 생각과 고민이 많은 편이라 어떤 기록부터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었는데 문장을 연결시키려는 노력보다는 기록하고 싶은 내용을 끊어서 기록하는 것이 나에게 맞을 것 같다.


’ 어떤 사람에게 ‘걷는다’는 것의 의미는 그저 A에서 B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행위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일 수 있어요.’


읽고 있는 책 '기획자의 독서'에서 만난 문장이 평범한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하호호, 요가, 그림,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 시간을 최대한 집중해서 시간을 쓰려고 하고 있음에도, (물론 딴짓 또한 집중해서 그럴 수 도 있겠지만) 놓치고 가는 것들이 많아 아쉬움이 많은 날들의 연속인 느낌이 들었다. 


‘걷는다’는 행위를 빗대어 내 일상에 가져온다고 가정하면, 나는 머릿속에 동네 한 바퀴를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내가 걸어야 하는 거리는 산티아고에 있는 순례길인 것이다. 마음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을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짧은 거리는 발에 상처가 날 일이 적겠지만, 오래 걷다 보면 뒤꿈치도 여러 번 까질 수도 있고 발가락에 생긴 물집이 터지고 어느새 굳은살이 자리 잡아 고생의 흔적이 단단하게 자리 잡을 만큼 시간이 흐를 것이다.


아마 '걷는다'와 '요가', '그림'은 비슷한 맥락에서 흘러가고 있다. 오래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것처럼, 현실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들과 실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의 사이에 요가와 그림은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 있게 도와주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물론 그림과 요가를 하면서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을 조금 더 크게 본다면 그 고민 또한 소중한 시간 속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담대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 아쉬운 하루가 아닌, 오늘 또한 열심히 조금씩 고요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oil on paper 2021


요즘 브런치를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글들과 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을 보고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은 그 사람이 머무는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느낌이 든다. 혹시 누군가도 파도를 타고 나의 글을 읽으러 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나의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너무 개인 일기장의 느낌이라 보고 지나칠 수도 있겠다. 아니면 어느 한 사람의 소소한 고민들이 공감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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