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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연 Jan 29. 2022

조금 멀어진 그림, 조금 더 가까워진 요가

지난 2021년 하반기의 파노라마를 재생해본다면, 빨리 감기를 해도 시간이 한참 걸릴 만큼 참 다양한 일들을 많이 겪었다. 작년 한 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일들은 더디지만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 그림 그리는 일만 하던 내가 사업이라니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들 투성이었지만 그런대로 나름의 적응을 하고 있다.


일을 다니면서 그림과의 거리가 조금 멀어졌다. 집과 작업실의 거리가 1시간 30분 차이가 나고 일하는 곳과는 또 1시간 거리에 있어서 평일에는 작업실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주말에 겨우 격주로 가던 작업실은 겨울이 되니 너무 추워져서 그마저도 잘 가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서 지난 12월부터 그리기 쉬운 재료들을 하나둘씩 옮겨서 다시 내 방안에 작은 화실을 만들었다. 작업실에 가는 길은 멀어도 막상 가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생각보다 더 바쁜 현실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래도 다행히 나에겐 요가가 옆에 있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와 한강길을 달리다 보면 코로 들어온 차가운 바람과 가볍게 흘린 땀에 정신이 맑아졌고, 요가원에서 깊고 진한 수련을 하고 나면 하루의 시작이 참 좋았다. 일주일에 2-3번 가던 요가는 몸 컨디션이 좋은 주간에는 4-5번씩으로 수련을 늘려서 요가를 다녔다.

<요가원의 올리브나무> Pastel onPaper


그렇게 숨구멍을 찾던 중, 올해 초 문득 작업실을 구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일이지만, 좋은 기회로 얻은 한강공원의 작은 컨테이너 작업실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작업실을 구할 생각을 안 했다. 하지만, 일을 하고부터는 한 달에 한두 번 가는 작업실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집과 거리가 가까운 작업실을 구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발품을 팔며 작업실을 알아봤고, 상가와 집을 고민하던 중 최종적으로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빌라에 작업실을 얻었다. 아무래도 지금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깐 상가보다는 집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고, 상가의 월세값이 너무 높아 그 가격을 충당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래저래 변화가 많은 2022년이   같은 예감이다. 이런 많은 변화 속에서 느낀  가지 뿌듯한 점은,  삶에 좋아하는 일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힘든 일에 마음근육이 뭉칠 때에는  근육을 녹녹히   있는 나만의 시간과 방법이 있기에 다음날 다시  털고 일어나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할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작업실이 생기면 다시 그림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사람들도 초대해 재미있는 많은 일들도 어서 빨리 하고 싶다! 어서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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