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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Oct 19. 2024

가을은 이렇게나 깊어가고

대낮부터 걸려온 선배의 느닷없는 전화. 야야. 아는 분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는데 글을 엮어서 책을 만들어주고 싶어어.


그러고난 뒤 제법 쌀쌀해질 무렵 저는 그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타인과. 깊어가는 끝가을의 모습이 매우 같다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과연 얼마 남지 않은 이 순간에 끝을 바라보고 있을 사람들은 과연 매달리고 싶어 할지 아니면 담담히 이별을 준비하고 있을지.


누군가에게는 떨어지는 낙엽을 잡고 싶을 마지막 계절일 수 있는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나는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온전한 가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시한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살아갈 그분에게도 남아있는 삶이 사랑으로 가득 차길 바라며.


가을은 이렇게나 깊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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