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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내던지는 시와 내던져진 자기 건지기

새벽 귀갓길의 희미한 행운



가족과 같이 살다보면 함께있는 듯하다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자다보면 어느새


타인임에도 가족이 나와 한 몸인 듯한 일체감


그리고 따스한 빛의 일체감 안정감만큼 드리워지는


무겁게 짓누르는 부담감 또는 책임감이라는 그림자


고양이도 가족으로 오래 같이 살면 마찬가지


종종 그 무거운 그림자를 내던지고 싶어진다


그 버거운 삶이라는 책임. 부담감.


때때로 아예 인생 자체에서 탈선해버린다


아무도 없는듯한 세계에서 홀로 먹고 숨쉬고 자기.


허나 또 교정을 해야하고 밥벌이를 해야 하지


사라진듯한 길고양이가 또 아른거리듯이


방심하며 술취해서 뒤뚱거리는 여름 밤길에서


내가 내던진 검은 고양이가 또 날 찾아온다


시간아 멈춰라 그래 넌 너무나 아름답구나


아주 쪼금 오늘만 힘내보자. 네가 귀여우니까


이 컴컴한 새벽길이 또 희미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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