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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Jul 19. 2024

기후가 변하면 물류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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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이 지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습니다. 7~8월 한여름에 날이 더운 건 당연하지만, 매년 더욱 더워지고 습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반도는 점차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죠.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교과서의 내용과는 다르게 여름의 길이가 늘어나고, 8월과 9월 사이에 ‘가을장마’가 오는 등 그야말로 이상기후입니다.


우리나라 109년 사계절 길이 변화 추이 (과거 : 1912~1940년 / 현재 : 1991~2020년) 단위 : 일, 출처 : 기상청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죠. WMO(세계기상기구)는 매년 지구 기후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는데요. 지난해는 기상 관측 174년 이래 역사상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되기도 했으며, 올해 1월 취임한 WMO 신임 사무총장은 전 세계에 ‘적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연평균 전지구 온도 이상현상(1850-1900 대비) 출처 : WMO(세계기상기구) 2023년 전지구 기후현황 보고서


기후변화는 전 세계에 폭염, 폭우, 가뭄, 한파,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죠. 오늘은 기후변화가 물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 에너지 소모 증가


폭염은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폭염이 지속되면 대기의 공기(산소) 밀도가 감소해 엔진의 연소효율성이 떨어지고, 엔진의 출력을 떨어트리거든요. 때문에 공기를 더 흡입하기 위해 연료인젝터는 더 많은 연료를 분사하므로 연비가 떨어집니다. 게다가 냉각팬 등 엔진과 연결된 부속장치들의 효율이 떨어져 부하가 올라가며 에어컨 사용도 연비에 영향을 미치죠.


또한 타이어 공기가 팽창해 주행거리나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가 소모돼 주행거리가 31%까지 감소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물류센터도 폭염에 취약합니다. 정부가 냉방장치 설치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전기세 부담 때문에 일부만 가동하거나, 시설 자체가 열악한 곳도 존재하거든요. 게다가 물류센터는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공업용 전기세 적용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구조도 문제입니다. 일부 물류센터는 메자닌(복층) 구조로 밀집도가 높아 더위에 취약하며, 천장에 에코펜 설치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설계 단계부터 냉난방 설치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요. 또한 콜드체인 센터의 경우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 등의 부담이 발생합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물류센터에서 사용되는 전기요금은 연면적대비 평균 279만4,000/㎥, 냉동·냉장의 경우 638만4,000원/m³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생산성 저하



폭염이 덮친 근로환경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저하시킵니다. 미국 UCLA대학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노동생산성은 2% 감소하며, 특히 노동집약적인 분야라면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특히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등은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텍사스 지역의 폭염으로 240억달러(약 33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불리는 물류 현장의 노동자도 마찬가지죠. 게다가 생산성 저하를 넘어 온열산재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총 147건 승인됐으며 사망사고는 총 22건에 달합니다. 정부에서는 더운 시간에 업무량을 조절하는 방안을 권장하고 있지만, 출고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물류센터가 이를 조절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화주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직결된 문제죠.


소비자에게 상품을 안전히 전달하는 택배기사와 배달라이더에게도 폭염, 폭우, 한파는 고역입니다. 분류작업자들이 있어 ‘까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배송 동선에 맞게 물품을 적재하고, 차량에서 내려 소비자에게 배송해 주는 시간 동안 더위에 무방비하게 노출됩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에 온몸이 젖어도 배송하는 물량만큼 수익을 버는 택배기사는 가만히 휴식하기도 어렵죠. 결국 생산성 하락과 직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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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프라 직접 피해


기후변화는 자연재해의 확률을 높이며 물류 인프라에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5급(미국 기상학계 분류상 가장 강력) 허리케인 ‘베릴’이 멕시코에 이어 텍사스를 덮치면서 미국 최대 수출항 '코퍼스 크리스티항'을 비롯한 항구들이 폐쇄돼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높게 치솟으면서 태풍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폭염은 철도의 레일을 휘어버리기도 합니다. 레일의 온도가 높아지면 장출(레일이 일어나서 뒤틀리는 것) 현상을 유발할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폭염 기간 레일의 온도를 지속해서 체크해야 하며 운행이 제한되거나 지연됩니다. 2022년 영국에서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레일이 휘어지거나 도로포장이 녹는 등 피해를 입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가뭄은 해상운송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공급망을 단절시킵니다. 지난해 아마존강은 가뭄으로 인해 메말라 남미 국가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혔는데요. WWA(세계기상기여조직)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가뭄 가능성을 30배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독일 라인강, 미국 미시시피강 등의 수심이 낮아진 주요 원인도 기후변화가 꼽히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해운업계의 피해는 2050년까지 연간 최대 100억달러(약 13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물류산업 곳곳에도 스며들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죠. 2022년 7월 구글과 오라클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2곳이 폭염 때문에 작동을 멈춘 바 있습니다. 막대한 열에 대응해 냉각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이는 결국 전기 소비를 늘리고 폭염을 부추기는 셈이죠. 이후 기후변화에 따른 예상치 못한 폭염에 대응하지 못하면 디지털로 운영되는 현시대가 순식간에 멈출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 물동량도 바뀐다


기후가 변화하면 문화도 바뀝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가 고온다습한 기후로 변화하면서 구매하는 품목에도 변화가 생기죠.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올해 5월(1~15일) 제습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259% 늘어났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일찍 수요가 생긴 거죠. 또한 역대급 폭우와 폭염이 예상되면서 장화 매출이 늘어나고, 기능성 여름 티셔츠 등 여름 용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물류도 변화시킵니다. 비교적 부피가 작은 여름 의류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생산이 늘어나게 되면 재고보유, 적재 방식 등이 변화하며, 여름이 길어짐에 따라 계절에 따른 물동량도 바뀌겠죠. 폭염에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면 설치물류에 대한 서비스나 시스템이 고도화될 수도 있을 겁니다.



✔ 선제적 조치


이외에도 기후변화는 식량위기, 글로벌 공급망 단절 등 여러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때문에 글로벌 트렌드는 탄소중립, ESG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른바 ‘친환경 물류’라는 바람이 불고 있죠. 친환경 선박을 운항한다든지, 전기 자동차를 도입한다든지 등이 그것입니다.


다만, 당장 눈앞에 다가온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도 동반되어야 할 텐데요. 가령 폭염을 이용해서 이동수단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운행할 수 있도록 제작할 수 있죠.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998km 주행에 성공한 태양광 자동차 ‘스텔라 테라(Stella Terra)'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EU(유럽연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에 대비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급속도로 발전한 물류산업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폭염이 이어지고, 폭우가 쏟아져도 물류는 서비스를 위해 멈추면 안 되기 때문에 땀을 흘리며, 비를 맞으며 배송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볼 때 특히 그런데요. 호우경보가 발효됐음에도 적합한 가이드라인이 미비해 업무를 중단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죠.


집중호우가 시작되면서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위험이 있으면 사업주와 근로자가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하도록 당부했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이 먼저 나서서 적극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040년, 2050년까지 탈탄소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거시적 관점 외에도 당장 우리 노동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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