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하던 날 새똥을 맞았다

Prologue.

by 김커피

길을 걷다가 새똥을 맞을 확률은 약 400만 분의 1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로또 1등 당첨 확률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하는데, 나는 첫 출근날 그 확률로 새똥을 맞았다.


일찌감치 준비를 하고 출근하던 길이었다. 회사로 향하는 대로변에는 키가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고요한 나무 그늘 아래로 천천히 지나가고 있는데 뭔가가 뚝! 정확하게 뚝하고 묵직한 소릴 내며 내 옷소매 위로 떨어졌다. 처음 느끼는 이상한 기분. 뭐지? 하며 소매를 확인했더니 맙소사. 새똥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키 큰 나무들은 자신들의 가지를 연결이라도 하듯 이어져있었다. 거기 어딘가에 똥의 주인공이 있을 것 같았지만 나무는 너무 높아서 새가 보이지 않았다. 아득하게 보이지 않는 것. 새일까 내 앞날일까. 불현듯 웃음이 났다.


그래. 삶이.

이 이상 나빠질 수가 있겠어?



운영했던 카페 폐업을 했다. 정확하게는 폐업당했다.

자영업 2년 차 단골손님도 많았고 장사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건물주의 빚 때문에 상가가 경매 물건으로 넘어갔다. 건물주를 통해서 전해 들은 소식도 아니고 갑자기 찾아온 법원 사람들에게 받은 통보였다.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 같았다. 그제야 연락을 취한 건물주는 잘 해결될 거라고 경매까지 넘어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고 나는 바보같이 그 말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경매는 진행되었고 제일 먼저 낙찰된 내 자리는 낙찰받은 새 주인이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니 나가라고 해서 그 말 그대로 나오게 되었다. 내 의지라고는 하나도 더해지지 않은 폐업이었다. 내 권리를 단 1퍼센트도 주장하지도, 보호받지도 못한 채 일어난 일로 나는 크게 넘어졌다. 삶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단 생각이 드는 심각한 시기가 찾아왔고, 우울감과 공황증상까지 겪는 괴로운 현실을 견디며 지냈다.



자영업을 시작으로 이제 일터를 옮길 일은 없겠다 생각했지만 사람 일은 역시 모를 일이다. 폐업하고 빚과 병만 안은 한낱 인간은 새 직장에서 새 출발을 했다. 그리고 지금. 그로부터 일 년의 시간의 흘렀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