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채권⑰ 전쟁 승리와 활짝 열린 미국의 시대

4. 제2차 세계대전 - 장병들의 총에 직접 총알을 넣어 주세요

"본인은 일본 제국 정부로 하여금 미영지소(美英支蘇; 미국·영국·중국·소련) 4개 국가에 대해 이들이 요구한 공동 선언에 대해 수락한다는 뜻을 전달하게 되었다"

일본의 항복과 전쟁 종료

이 내용은 1945년 8월 15일, 히로히토 일왕이 연합국에 대한 무조건 항복을 알리는〈종전조서〉(終戦詔書)의 내용이다.

일본의 항복문서 서명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이를 통해 일본은 항복을 요구하는 포츠담 선언의 요구를 수락한다는 것을 전했고 제2차 세계 대전이 종결되었음을 알렸다.

1945년 9월 1일 미주리(USS Missouri)호가 도쿄 만에 진입하고, 다음 날 일본이 연합군에 정식으로 항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5,000만 명이 넘었고 전투에 참가한 군인뿐 아니라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미국의 승전을 축하하는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전쟁이 끝나자 사람들의 잠재되었던 욕구가 흘러넘쳤다.

터져 나온 소비 욕구와 경제 호황

전쟁 채권으로 발생된 엄청난 돈이 시중에 풀렸지만 대공황의 후유증으로 주식보다는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채권과 저축으로 몰렸다.

저축률은 최고조에 올라 1940년 42억 달러에서 1944년에는 359억 달러로 8.5배나 급증했다.

연방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전쟁 채권이나 예금으로 몰린 결과였고 혹시 모를 미래를 준비하며 보험에도 가입했다.

미국의 도시 확장과 자동차의 증가 <출처 : 위키피디아>

1946년 전시 통제가 해제되자마자 사람들의 소비 욕구가 늘어나면서 물건 가격이 올라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에 비례하여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했다.

억눌렸던 소비재와 사치품에 대한 욕망,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미친 듯이 돈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황폐화된 영토와 사라진 식민지

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미국과는 달리 영국과 프랑스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모든 것을 상실했다.

어렵게 쌓았던 국가의 부는 물론 광대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식민지도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전쟁으로 발생된 황폐화된 국토와 막대한 빚뿐이었다.

폐허가 된 바르샤바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전쟁의 영향을 비껴간 미국의 국토와 산업 기반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전쟁 채권으로 발생된 엄청난 돈은 전쟁 중에는 군수품 생산에, 전쟁 후에는 복구 사업을 위한 산업시설에 투자되었고 기업의 생산력도 크게 늘어났다.

산업시설 투자와 기업 경쟁력 증가

덩달아 국민의 생활도 윤택해졌다.

미국 경제는 전 세계 총생산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고 화폐로 전환 가능한 전 세계 금의 70%가 미국의 수중으로 들어왔다.

막대하게 모금할 수 있었던 전쟁 채권 자금은 1차 세계대전에 이어 다시 한번 미국에 승리를 선사했고, 그 열매는 달면서도 향기롭기까지 했다.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로 올라선 브레턴우즈 회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활짝 열린 미국의 시대

이제 바야흐로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미국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는 미국 통화인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