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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Jul 04. 2021

기축통화 : 세계는 달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들어가면서

“식량을 지배하는 자는 하나의 나라를 지배하고, 석유를 지배하는 자는 하나의 대륙을 지배하고, 통화를 지배하는 자는 전 세계를 지배한다.”


기축통화의 패권을 잡아라!


이 말은 미국 국무장관을 역임한 헨리 키신저(Henry Alfred Kissinger)의 말이다.


그는 오일쇼크에 대비하고 OPEC의 영향력을 제한하고자 1974년에 세워진 국제 에너지 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실질적인 주도자였다.


헨리 키신저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그의 말처럼 강대국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 기축통화의 패권이었다.


이는 자국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미치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적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해가 지지 않을 만큼 광대한 식민지를 가진 영국은 자국의 파운드를 기축통화로 만든 이후, 영원한 패권국가로 남을 줄 알았다.


미국으로 넘어간 기축통화


하지만 양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왔고 그것은 1944년 발생된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확인되었다.


미국은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금과 달러를 연계한 방식을 도입하여 전 세계 국가들의 최우선 무역 상대국으로 올라섰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세계의 경찰'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세계의 경찰 역할을 수행하는 미국 <출처 : 위키피디아>


하지만 1960년대에 들어와 미국 내 복지 정책의 확대와 베트남 전쟁 참전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달러의 발행량이 증가되면서 달러 가치의 하락 요인을 만들었고 이는 수출 상대국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금과 달러의 연계 포기


결국 달러를 금과 태환 해 달라는 움직임이 폭증하면서 이를 적극 방어하던 미국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종적으로 금과 달러의 연계를 포기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렸다. 


이것이 1971년 발생된 일명 ‘닉슨 쇼크’였고 이를 통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크게 흔들렸다.


사실상 금본위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금과 달러의 연계를 끊은 닉슨 대통령의 모습


이후 진행된 스미소니언 체제는 ‘기축통화는 결국 달러’라는 지위를 사실상 용인하게 되었고 여기에 참석한 국가들은 달러의 위상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기축 통화인 달러의 신뢰도는 충격을 받을 만큼 떨어졌지만, 사실상 이를 대체할 대안이 없었다. 


아직은 고정환율을 벗어난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힘든 시절이었다.


스미소니언 체제에 동참한 유럽 국가들은 다시 한번 미국을 믿어보기로 했다.


지속되는 달러의 발행과 신뢰도 하락


하지만 미국은 경제 규모 이상의 달러를 계속 발행했고 넘치는 달러는 환율을 요동치게 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달러는 가치를 하락시켰고 반대로 교역 상대국의 통화는 가만히 앉아서 적자를 보기 시작했다.


손해를 감당하지 못한 국가들이 하나둘 고정환율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킹스턴 체체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어 변동환율이 정착되었다.



자메이카의 킹스턴 모습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변동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뢰가 떨어졌음을 의미했다.


이대로 가다간 달러가 기축통화에서 밀려날 판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기축통화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았고 이것이 유와 달러를 연계시켜 만든 일명 '페트로 달러'라 불리는 것이었다.


페트로 달러의 시작과 기축통화 패권 유지


이것은 가장 많은 유를 추출하는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유 매입 대금은 오직 달러로만 결제하게 만든 것이다.


세계에서 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국가들도 오직 달러로만 결제를 받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모습


이는 사실상 유와 달러를 연계한 것으로 모든 국가들이 달러를 사들이게끔 만들러 놓은 것이다.


덕분에 유를 팔아 달러가 풍부해진 산유국가들은 자산 축적의 일환으로 미국의 최첨단 군수 무기와 국채를 사들였다.


결국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것을 ‘페트로 달러 재사용(Petrodollar recycling)’이라고 한다.


페트로 달러 재사용 정책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막대한 국방비 지출로 압도적인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체제에 위협이 되는 정책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지 않다.



페트로 달러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외에도 기축통화 유지를 위해 주요 선진국가 중심으로 경제 협력 방안인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의 가치를 조정하면서 무역 적자를 줄여 나가는 방안도 진행했다.


미국 주도의 달러 협력 체제를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기축통화 지위를 넘보는 국가들은 계속 생겨났고 현재 가장 큰 경쟁 국가로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페트로 위안 시도


중국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하는 정책으로 보유 중인 달러의 비중을 줄이는 한편 위안화를 결제 대금으로 만드는 방안을 조심스레 시도하고 있다.




일대일로 계획 초기의 참여 국가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결국 미국의 달러와 중국의 위안화는 기축통화 지위를 놓고 한 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미국이 기축통화 국가로 올라선 과정과 이것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 정책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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