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진다. 딱히 먹은 것도 없이 카누를 탄 종이컵을 계속 첨잔 하는 위장도 시위하듯 밤에는 밥을 원한다. 월요일은 출근하기 싫은 것도 모두 같지만, 모진 퍽퍽한 인생은 저마다 달랐다.
누굴 위한 평일인가? 주말은 쉽게 불러 내는 하늘과 책임감으로 시들게 해 놓고는 왜 이리 월요일은 다들 전투적인지? 알면서도 모른 척 그냥 바삐 살아봤다.
그러다 먹은 김치찌개를 그냥 먹기 싫어서 각진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넣었다. 인덕션 숫자를 높게 올려 보글보글 국물을 극한까지 뜨겁게 했다. 그리고 색이 고운 파랑 빨간 고추를 위에 툭 뿌린다. 그림이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고 감탄하며 졸아든 냄비에서 면을 후후 불어 먹었다.
맛있다. 국물은 하얀 밥에 적셔서 떠먹는다. 밥과 면을 번갈아가며 즐거운 식사를 마칠 때쯤, 알았다. 이래서 월요일은 저녁을 든든하게 먹어야겠다. 남은 평일을 버티기 위해서, 다가올 주말을 맞이하려면 기운 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