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함께 먹는 소고기는 맛이 좋다
"점심 먹을까?"
솔직히 흔한 점심 약속이라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친한 사이도 아닌 사람들과의 대화도 불편하지만, 점심은 그야말로 간단하게 위장에 점을 찍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메뉴가 소고기 한 마리를 부위별로 썰어 놓은 빛깔 좋은 푸짐한 한 접시가 테이블 위로 올려졌다.
어색한 분위기에 숯불이 타는 불명을 하다가 서툴게 고기를 굽는 형님이 자꾸 집게로 불판 위에 올려놓고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아 우리 형님은 고기를 많이 구워보지 않으셨구나.'
아마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애쓰는 그 모습을 느꼈을 것이다.
나도 생각해 보면 고기를 굽는 것이 두려웠다. 테이블에 모든 사람들이 고기만 바라보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을 직접 내가 요리하는 분위기로 맛있게 구워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으니까. 수동적인 성향이었던 사회 초년 시절까지는 집게를 쉽게 잡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도 경험이랄까? 사무실 막내가 각 테이블에 앉아서 선배들 고기를 굽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에 나는 어색하게 접시에서 고기를 집어서 달아오르는 불판에 고기를 탁 올려놓고, 어느 시점이 맛이 좋은지 모르면서 오감을 곤두세우며 고기를 구웠다.
물론 그 맛이 처음에는 검게 탄 것도 있었고, 크기도 불규칙해서 본의 아니게 핀잔도 들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요즘은 어색하기 않게 고기 불판에서 집게를 집어 든다.
아마도 사회생활도 중요했겠으나, 확실히 그 순간이 익숙해졌던 것은 내가 사랑을 하면서 고기를 맛있게는 아녀도 행복하게 구웠던 것 같다.
굽는 것도 경험이지만, 사랑이 있어야 고기도 보고, 사람도 보고, 이야기도 하면서 먹을 수 있다. 손해일지 모르는 순간의 고기 한 점을 포기해도 아깝지 않을 순간이 여러 번 있고 나면 그나마 맛있는 고기를 굽는 기초는 터득하는 것 같다.
물론 고기도 먹고 사람도 만나고, 냉면까지 먹으면 금상첨화겠지? 오늘도 난 고기를 구우며 경험을 쌓는다. 내가 맛있게 구워서 먹일 내 사람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