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육전국밥>에서 해장을 하다
보통 해장은 무엇으로 하시나요?
저는 신라면이나 진라면에 사다 놓은 청양고추와 붉은 고춧가루를 한 숟가락 넣어서 젓가락으로 면발을 들었다 놓았다 해서 만든 라면을 먹습니다.
혼자 집에서 있을 때 최고의 해장의 순간이지만, 밖에 나왔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전날 급하게 먹은 술에 살짝 체한 기운도 있는 상태에서 찜질방을 나와서 찾은 곳은 국밥집입니다.
저는 노량진을 떠난 12년이 지났어도, 골목에 있는 밥집이 기억납니다. 물론 맛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세월이 흘러도 장사를 하고 있다 보니, 십 수년 전에도 있던 식당은 믿고 들어가는 편입니다. 아마도 수많은 경쟁 속에서 강한 곳만 살아남은 맛집은 허름한 간판이라도 손님들은 여전하니까요.
다만 그 사이에 노량진에서 사랑받는 식당은 모르기에 요즘은 새로운 식당을 불쑥 들어가서 식사를 하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번에 도전한 곳이 바로 노량진의 <육전국밥>입니다. 체인점이라는 것은 소박한 노량진 식사와 조금 어울이리진 않지만,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을 장소로는 이러한 화려함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아마 모두 다 좋아하는 국밥은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어디 시장통에 있을법한 2대를 넘긴 순대국밥집이거나, 은근한 맑은 국물의 소머리국밥 같은 밥을 말아서 먹는 여러 가지 국밥의 종류만큼 취향을 저격하는 각자의 애착 국밥은 있으니까요.
저는 밖에서는 순대와 부속물이 가득 담긴, 순대국밥을 즐겨 먹긴 해도 이렇게 밖에서 소고기국밥을 파는 곳이 있다면, 한입 먹어보는 편입니다.
소머리국밥을 마치 국밥의 라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종종 밀키트로 나온 제품도 구매해서 먹긴 합니다만, 오래 끓을수록 나오는 진한 국물의 맛은 잘 느끼지는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체한 느낌이 들어서 맛있다던 라멘도 전날 먹지 못했고, 찜질방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처음 먹는 한 끼를 보기에도 기름기 가득한 소고기 국밥으로 시작하는 것이 불안해도 저는 경험적으로 믿었습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이 국밥은 내 속을 풀어 줄 것이라는 것을.
이곳 <육전국밥>에서는 계란 옷을 입은 육전이 위에 올라가 있고, 보기와는 다르게 맑게 우려낸 소고기 육수에 씹을 거리가 있어서 후루룩 마시듯 먹다가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를 중간중간 먹다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든든한 맛이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소고기가 담뿍 들어간 것과 각종 야채의 조합이겠지만, 느끼할 것 같은 국물의 외관과는 다르게, 매콤한 시원함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한 그릇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이 소고기 국밥을 좋아하는 이유도 편안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이기도 하고, 라면을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과 비슷한 시원하고 든든한 맛 때문이기도 합니다.
뭐랄까? 마음이 허전할 때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뚝딱 먹는 것이 수제비와 비슷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 리뷰로 사이다 하나를 얻은 것이 무색하게 한 그릇 깨끗하게 비운 것을 보면 내심 먹고 이런 식사가 먹고 싶어서 위장도 심통이 난 것 같아서 빈 그릇을 보고 웃어 봅니다.
어떠신가요?
오늘 점심이나 저녁으로 뜨끈한 소고기 국밥은?
전날 과음을 했다면, 해장으로.
마음이 허했다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이만한 것도 없으니까. 드셔보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