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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진 Mar 29. 2024

나이가 들수록 조심하게 되는 말

나이가 들수록 조심하게 되는 말이 있어



"나도 그래"

"나도 그랬어"

"네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



아는 것과 느끼는 건 다르다는 걸

나의 경험과 그의 경험이 비록 똑같을지라도

거기에서 파생되는 마음이, 아픔이, 슬픔이

같을 수 없음을


점점 더 사무치게 깨달아가는 중이야.




왜냐면

그 말에 너무 아파봤거든.



'네가 뭘 알아'

'그래서 어쩌라고'

'너랑 난 다르잖아'

'나는 네가 아니야...'



비딱한 마음이 몇 번이나 들고서야

나는 저 말을 조심하기 시작했어.







아마, 스물 다섯 그쯤이었을 거야.



세상의 온갖 무게를 다 견디고 있는 것처럼

암울했던 그때에

예민했던 그 시절에



나를 이해할 것처럼 말하던 모든 것들에

비딱해지더라고...




나는 나고 너는 너니까.

나의 아픔과 너의 아픔은 다르고

나의 선택과 너의 선택은 다른 것 아닌가.



세상에 정답이 없는데

내가 뭘 선택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하며 살든

상관없는 것 아닌가.



얇은 마음들로

많은 날을 마음 가는 대로

발 닿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날



그런 날들을 보내고 나서 난



"그럴 수 있지"

"너라면 그럴 수도 있지"

"힘들었겠다"



이런 말을 더 자주 하는 사람이 됐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아픔을 가벼이 말하고

괜히 상처를 덧내는 사람은 되기 싫더라고




나는 너 일수 없고

너는 나 일수 없으니

우리는 서로에게 조심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



그럼에도 하고 싶은 말은...



"좋아질 거야"

"다 괜찮아질 거야"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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