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모든 게 불안했던 25살의 나에게
06화
실행
신고
라이킷
33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블루진
Apr 08. 2024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들
25살 언저리에
난 끔찍한 불안감에 시달렸어.
그 시절 날 힘들게 한 건
돈, 사람, 세상이었어.
처음엔 사람이 제일 무섭고 허탈하더라.
어제까진 웃으며 떠들던 사람들이
오늘은 아니라는 게
그럴 수 있다는 게
참 이상하고 무서웠어.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대놓고 꼽주고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거 순식간이더라구.
그래서
난 절대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그런 생각을 했어.
뒷담화가 앞담화보다 낫다는 사람이 있는데 말야.
난 아니야.
내 욕을 할 거면 그냥 뒤에서 나 모르게 했으면 좋겠어.
© joshappel, 출처 Unsplash
근데 돈이 없으니까
당장 먹고사는 게 아득해지니까
사람 따위는 안중에도 없게 되더라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한테 쓸 여력 따위
그런 감정에 쏟을 에너지 따위
하나도 없더라구.
그때부터야.
통장에 잔고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게.
자본주의 세상에
먹고살려면
돈은 필수더라.
숨 쉬는 게 다, 돈이야...
© fedotov_vs, 출처 Unsplash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나밖에 없을 때
세상 모든 게 싫어졌어.
살아 있다는 게 날 불안하게 했지.
살고 싶다는 욕심이
날, 가장 힘들게 했어.
왜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할까.
그 이유를 찾느라 너무 오래 헤매고 애썼어.
© name_gravity, 출처 Unsplash
이유는 없어도
그냥 살아보자는 마음이 들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
언젠가 떠나갈지언정
사람한테 곁을 내주자는 마음을 품기까지
꽤 많은 상처를 받았지.
내 한 몸 어디서든 살 수 있게
돈을 모으려고
참 많은 순간을 포기했어.
그래서 안 불안하냐고?
그건 아냐.
© aaronburden, 출처 Unsplash
때때로 극심한 불안감이
아직도 종종 날 덮쳐 와.
산다는 건 그런 건가 봐.
불안감이라는 바다에서
나무 판때기 하나 잡고
허우적거리는 것.
어느 날엔 그 위에서 서핑을 하다가
어느
날은
고꾸라지고
어느 날은 잠겨버리는
그런 것.
파도가 잠잠한 날엔
햇빛이 따스한 날엔
나른하게 누워 그곳이 바다인지 조차 잊고 살다가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면
금세 저 밑바닥까지 처박힐 거야.
그래도
그런 순간이 와도
나는 또 살 거 같아.
그때도 살았으니까.
그때도 살아 낼 거야.
오늘 글을 심습니다.
내일 내가 자랍니다.
@blue._.gin
keyword
20대
에세이
불안
Brunch Book
월요일
연재
연재
모든 게 불안했던 25살의 나에게
03
25살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들 - (2)
04
폭풍우 속을 홀로 걷고 있는 것 같다면
05
나이가 들수록 조심하게 되는 말
최신글
06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들
07
7화가 곧 발행될 예정입니다.
2024년 12월 02일 월요일 발행 예정
전체 목차 보기
블루진
제주에서 글 쓰는 바텐더.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내일을 살기를 희망하며 씀.
구독자
211
제안하기
구독
이전 05화
나이가 들수록 조심하게 되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