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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진 Apr 08. 2024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들




25살 언저리에

난 끔찍한 불안감에 시달렸어.



그 시절 날 힘들게 한 건

돈, 사람, 세상이었어.








처음엔 사람이 제일 무섭고 허탈하더라.

어제까진 웃으며 떠들던 사람들이

오늘은 아니라는 게

그럴 수 있다는 게

참 이상하고 무서웠어.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대놓고 꼽주고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거 순식간이더라구.



그래서

난 절대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그런 생각을 했어.



뒷담화가 앞담화보다 낫다는 사람이 있는데 말야.

난 아니야.

내 욕을 할 거면 그냥 뒤에서 나 모르게 했으면 좋겠어.




© joshappel, 출처 Unsplash




근데 돈이 없으니까

당장 먹고사는 게 아득해지니까

사람 따위는 안중에도 없게 되더라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한테 쓸 여력 따위

그런 감정에 쏟을 에너지 따위

하나도 없더라구.



그때부터야.

통장에 잔고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게.



자본주의 세상에

먹고살려면

돈은 필수더라.



숨 쉬는 게 다, 돈이야...





© fedotov_vs, 출처 Unsplash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나밖에 없을 때



세상 모든 게 싫어졌어.

살아 있다는 게 날 불안하게 했지.



살고 싶다는 욕심이

날, 가장 힘들게 했어.



왜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할까.

그 이유를 찾느라 너무 오래 헤매고 애썼어.






© name_gravity, 출처 Unsplash


                     


이유는 없어도

그냥 살아보자는 마음이 들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



언젠가 떠나갈지언정

사람한테 곁을 내주자는 마음을 품기까지

꽤 많은 상처를 받았지.



내 한 몸 어디서든 살 수 있게

돈을 모으려고

참 많은 순간을 포기했어.



그래서 안 불안하냐고?

그건 아냐.






© aaronburden, 출처 Unsplash




때때로 극심한 불안감이

아직도 종종 날 덮쳐 와.



산다는 건 그런 건가 봐.



불안감이라는 바다에서

나무 판때기 하나 잡고

허우적거리는 것.



어느 날엔 그 위에서 서핑을 하다가

어느 날은 고꾸라지고

어느 날은 잠겨버리는

그런 것.



파도가 잠잠한 날엔

햇빛이 따스한 날엔

나른하게 누워 그곳이 바다인지 조차 잊고 살다가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면

금세 저 밑바닥까지 처박힐 거야.



그래도

그런 순간이 와도

나는 또 살 거 같아.



그때도 살았으니까.

그때도 살아 낼 거야.







오늘 글을 심습니다.

내일 내가 자랍니다.

@blue._.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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