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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진 Feb 14. 2024

폭풍우 속을 홀로 걷고 있는 것 같다면

25살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들 - (3)




어릴 땐 그게 참 싫었는데 말이야.

크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어.



일례로

세상엔 정말 티 없이 맑은 사람들이 존재해.

동화 속에나 있을 것만 같은 순수한 사람들이

정말로 실재한다는 거야.



믿겨져?


어렸을 때 난

그런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아, 저건 가식이야'라고 생각했어.


사람이 저럴 순 없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아니더라고.

그냥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


나 같은 사람이 있듯

그런 사람도 있는 거야.



물론 그들에게도 나름의 고민과 고충이 있지.

하지만 고민의 온도와 농도가 달라.



비유하자면

커피숍 창가에 내리쬐는 아침 햇살과

깊은 산속에 몰아치는 폭풍우 정도의 차이랄까.








폭풍우 속을 걷고 있자면 말이야.


우산도 소용이 없어.

우비를 입어도 온몸이 아프고

억 소리도 나지 않아.


무엇보다

비가 영원할 것만 같아.

언젠가 그칠 거라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아.


끝나는 시간을 안다면

고통을 견디는 게 조금 수월해질 텐데 말야.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힘내 볼 텐데 말야.




그래서 그쯤에 난

인생을 반쯤 포기했던 것 같아.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살아 있는 날이 계속된 거지.








만약, 지금 그런 날에

그런 시간에 니가 서 있다면 말야.


홀로 비를 맞고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말야.



분명히 말해줄 수 있어.



영원한 건 없어.

고통도 마찬가지야.


포기하지 마.

오늘을 살아.



너무 힘들다면 힘들다고 말해

누구에게든

어디에라도



살아보니 말야

세상은 혼자 살 수 있지만

혼자서는 너무 외로운 곳이야.



너의 오늘이

너무 외롭지 않길

너무 괴롭지 않길



폭풍 속에서 희망 하나를 건져 올리길

나는 정말 간절히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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