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야 사는 하루가 아닌
살아야 먹는 내일을 보내기
눈앞은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선명해지는 하얀 빨래방
그래 이불을 잔뜩 맡겨둔 하얀, 빨래 그리고 방
골목은 끝이 없어 자주 걸었고
노래를 듣지 않아 오래 머물렀다
자주 누군가와 마주 서고 싶은 때가 있었다
흐릿한 것은 가로등
번진 무지개가 아닌
빛을 깎아 만든 오래된 어둠을 흘려보내는 가로등
딸깍 딸깍
어둠을 더듬는 관객은 자리를 찾고
양손 가득한 짐을 던져 몸을 누인다
가로등을 보려고
길에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