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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Aug 10. 2019

아내가 아침식사를 차려주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맞벌이를 하지만 아내는 아침마다 여유가 있으면 간단한 식사를 차려준다. 어쩌다 일찍 일어나거나 쉬는 날이 되면 남편을 위해 아침을 만들어 준다.


 샌드위치, 스크램블, 출근하면서 운전하는 동안 마실 수 있는 아이스 카페 라테나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준다. 간단한 메뉴지만 적어도  30~4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누구에게나 아침의 30분은 길고도 소중한 시간이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내에게 아침을 대접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물론 아내가 쉬는 날에는 출근하는 평소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쉬는 날에도 아내는 바쁘다. 쉬는 날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 집에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내는 외출을 하기 전에 화장도 해야 하며 밀린 집안 일들을 정리해야 한다. 쉬는 날이라고 해서 자유롭게 놀거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자기 시간을 희생하면서 남편의 아침을 차려준다는 것에 대해 아내에게 감사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맞벌이 부부에 있어서 아내가 식사를 차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먹고 싶은 사람이 식사를 만들어 먹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식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맞벌이 부부에게는 여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해야 하고 남자이기 때문에 저런 일을 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맞벌이 부부라면 여자는 여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남자는 남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그러나 어떤 일을 어느 한 쪽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서로의 체력을 생각해서 일을 배분하고 나눠서 해야 한다. 


 아내가 아침을 차려 주면 미안하고 고마워하면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당신 바쁜데 왜 아침을 만들어줘? 그냥 당신도 오늘은 모처럼 쉬는 날이니까 좀 늦잠도 자고 쉬지 그래!"


 아내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내가 해주고 싶으니까 해주는 거야, 그리고 당신이 나한테 잘해주려고 하니까 내가 해주는 거야"


 10년이 되는 아내와 나의 결혼 생활 그리고 한 명의 초등학생 한 명의 말 안 듣는 고집 샌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생활은 항상 분주하고 정신없다. 그리고 이런 생활이 매일 같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내와 나는 사랑한다. 물론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자존심 강한 아내 앞에서 내가 먼저 수그러진다.


 우리 부부는 서로 사랑과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에 대한 의무를 책임감 있게 다하려고 한다. 그 의무를 누구라도 게을리하면 우리의 사랑은 깨질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트리거만 당겨지면 터질지도 모르는 수류탄 같은 것이 결혼 생활에 숨겨져 있어 불안하기도 한다.


 아내가 하는 말 중 가장 무서운 말 중에 하나가 "당신이 한 만큼 나도 당신한테 할거야"라는 것이다.


 만약 남편이 아내에게 해야 될 것을 잘 하지 않는다면 아내는 곧바로 나와 같이 살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우리 부부의 결혼은 이런 책임감 있는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유지되는 것이다. 


 
 마치 부부가 거래를 하는 비즈니스 관계로 엮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처음에는 달갑지 않게 들렸었고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받는대로 해준다는 말, 즉 기브엔 테이크(give and take)는 모든 관계의 기본이라고 생각이며 사랑을 지탱해주는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부부간의 관계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불화가 생기지 않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더 돈득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평생을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을 가지고 지켜야될 의무라고 생각한다. 


 사랑으로 우주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수억분의 확률을 뚫고 만났지만 만남 이후 사랑을 지속하게 해주는 것은 감정에서 비롯되는 로맨스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기브앤 테이크가 적절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브엔 테이크(give and take)는 계산적인 사고 방식이므로 순수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결혼 생활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서로 갈라섬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면 부분에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사랑의 감정만 갖고 기브엔 테이크(give and take)가 행해져야 한다는 것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혼 식장에서의 기쁨과 아이 탄생의 기쁨 후에 찾아오는 평범하지만 분주하고 힘든 일상에서 서로에 대해 불만이 간다. 급기야는 서로에 대해 성처를 주고 받은채  갈라섬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기브엔 테이크(give and take)는 상대에게 무엇을 하면 상대가 기뻐하고 덜 불편해할지를 사려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실천되기 보다는 노력과 의지로 인해 발휘된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은 서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 맞다. 자연스럽게 부부가 살다 보면 사랑이 쌓이고 정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책임감을 가지고 서로 노력해야 가능하다.


 중요한 위치의 타인과의 관계에서배려라는 센스가 빠릿빠릿하게 발휘되지만 가정의 배우자들는 배려가 둔감해진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태도가 가정에서 아내와 남편과 아이들에게 발휘된다면 노년을 맞이해도 공원에서 다정잡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노부부의 삶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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