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뜨겁고 아찔한 향기
결혼한 부부는 항상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에 들어오는 순간 찾아 입는 늘어진 티에 넉넉한 고무줄 바지야 말로 나의 영혼의 옷이지만, 가끔 남편과 부부동반으로 외출할 때는 하이힐에 풀 메이크업을 하고 나서게 된다.
오랜 친구 부부와 부부동반으로 만나면 어찌나 할 말이 많고 재미있는지 말과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맛있는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술, 끝없는 대화는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서촌에서 이리저리 떠돌다 들어간 새로 생긴 바에 뱅쇼가 있길래 주문했다. 맛과 향은 너무 좋았으나 와인 글라스에 정말 작은 양으로 주길래 서운했음. 사실 과일을 넣고 끓여보면 양이 줄어드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래도 머그컵에 넉넉하게 마시고 싶다.
겨울에 마시는 아메리카노처럼 어묵 국물처럼 넉넉히 먹으려고 집에서 만들어 보았음.
1. 저렴한 와인 750ml 한 병, 사과, 오렌지, 레몬 한 개씩.
가정집에 흔하게 있는 정향 3개, 팔각 5개, 통후추 3~4알, 통계피 한 개 분량.
(다들 이런 향신료가 파, 마늘처럼 있죠?ㅋㅋㅋ 오픈마켓에서 구입하세요~)
*와인 한 병으로 만들면 600ml 정도밖에 안 나오니 대형 마트에 파는 박스 와인 5리터짜리로 사서 하셔도 됩니다. 단, 달콤한 와인은 사지 마세요~
*오렌지나 레몬 등 시트러스류를 굳이 안 사셔도 되고, 귤이나 냉장고에 있는 유자청, 청귤청 등을 넣으셔도 좋습니다. 각종 청을 넣을 땐 설탕은 줄여주세요.
2. 과일은 껍질 째 쓸거라 베이킹소다로 박박 잘 닦아주세요. 씨를 빼고 슬라이스 해주세요.
3. 모두 냄비에 넣고 와인 붓고 설탕 2Ts 넣고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20분 정도 끓임. (뚜껑 열고 끓이면 무알콜로 즐길 수 있으나, 나는 주세를 내고 샀으므로 뚜껑을 덮는다)
4. 집 안에 과일향과 향신료 향이 퍼지면서 행복해지면 한 잔 들이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