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둥근 별 07화

나는

by 양만춘

세상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서

두 팔을 번쩍 쳐들기보다

세상의 한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두 손으로 고구마 껍질을 까고 있는 게 좋아


와-

하는 군중의 함성보다

보골보골

커피물 끓는 소리가 좋아


한입에 사로잡는 강렬한 맛집 요리보다

긴 세월 한결같은 슴슴한 순두부찌개가 좋아


신나고 짜릿한 내일보다

오늘처럼 평온한 내일을 기다려


찬란한 태양빛이라기보다

비 오는 풍경 무채색이라 해도

이대로 괜찮아 나는

무채색의 행복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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