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도쿄 #3
이사 일정이 정해지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는지
모처럼 만에 늦잠을 잤다.
햇살이 쨍한 휴일이었지만
늦잠을 잤음에도 풀리지 않는 나른함에
오늘은 종일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했다.
짐 싸는 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마음은 이미 짐을 부친 다음 일정에 가 있다.
도쿄 근교의 기차 여행을 생각했던 마음은
어느새 교토로 향하고...
역시 도쿄에서 떠나는 교토 여행이 좋다.
오랜 된 책장을 뒤적이며
먼 기억 속의 교토를 다시 떠올렸다.
도쿄 근교를 아무리 뒤져도
꿈쩍도 하지 않던 마음이
교토라는 말 한마디에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4년 만인가
도쿄에서 떠나는 마지막 교토 여행이라...
긴 일본 생활을 끝내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온통 교토로 차올랐다.
내일 아침은 모닝 츠타야다!
소중한 여행이니
꼼꼼하고 알차게 일정을 짜봐야겠다.
아아,
갑자기 이삿짐 쌀 힘도 돋는 것 같다.
사요나라, 도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