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
난젠지[南禅寺]에서 긴카쿠지[銀閣寺]까지
꽤 거리가 있는 철학의 길에 들어섰다
식사 타임을 놓친 나,
철학의 길 중간 어디쯤
카키고리 가게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그때 먹었던 오아시스 같던 카키고리와
창문 너머의 평화스러운 2층 집 풍경은
아직도 생생하다.
카키고리 집을 나와 다시 힘을 내어
근처 식당을 검색하다
우동집을 발견하곤 얼마나 기뻤던지.
그때부터 가벼워진 발걸음은
한숨에 오멘[おめん]에 다다랐다.
점심시간의 끝자락,
아무래도 나는
식당을 독차지하는 운이 살짝 있나 보다.
조리하는 풍경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카운터 자리를 독차지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우동을 기다렸다.
파, 무, 묘가를 쯔유에 듬뿍 넣어 먹는
쫄깃쫄깃 면발의 냉우동.
아,
야채를 넣기 전에
먼저 깨부터 한 스푼 넣어주는 게
오멘의 우동을 먹는 순서였다.
특히
이곳의 우동은 낀삐라 고보와
우동의 절묘한 조화가 일품이었는데
냠냠!
햇살이 점점 뜨거워지는
토요일 아침,
오멘의 우동 생각이
자꾸만 냉장고를 뒤적이게 한다.
냉우동은 그렇다 치고
이 배고픔을 어떻게 참고
어느 세월에 킨삐라 고보를 만든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