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사쿠라여행
예상을 빗나간 개화 시기 때문에
앙상한 가지를 풍성한 핑크빛으로 물들인
상상이 끝없이 필요했지만,
가슴 졸이며 사쿠라를 관찰하는 과정이
의외로 짜릿했던 조금은 특별한 여행이었다.
#매일매일
반은 출퇴근하는 일상 기분으로
또 반은 산속 온천여행 느낌으로
그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색을 입어가는
아라시야마를 즐겼다.
#창밖풍경은
아라시야마를 매일 넘나드는 전철에
이동 시간을 내어줬지만,
그 이상의 풍경이 보상으로 돌아오는
선물 같은 시간이기도 했다.
#비혹은흐림
비 내음이 더없이 좋았던 날의 아라시야마.
타박타박 빗길을 따라 걷는 산책이
꽤나 운치 있었다.
#빗방울
활짝 핀 꽃만큼이나 예뻤던.
#아침시간
여행의 시작은 늘 이른 아침,
수많은 날의 밤 풍경은 놓쳤어도
비 내리는 날도 햇살 쨍한 날도
아침 풍경은
하루도 빠트림 없이 챙겼다.
#여행속약속
둘이 떠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약속 장소에서 만나 여행을 공유한 우리,
그녀와 함께한 오붓한 시간이 있었다.
#사쿠라는없어도
사쿠라 없는 철학의 길이었지만
실은 어디에 있냐보다 누구랑 함께인가가
더 중요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모닝서점
도쿄 일상의 한 페이지처럼
느릿하게 교토의 츠타야에서.
#여행속작은여행
히메지죠는 예상보다 훨씬 거대하고 화려했다.
만개한 사쿠라의 상상을 필요로 하긴 했지만,
사실 사쿠라를 빼놓더라도
히메지죠 그 자체만으로
기꺼이 찾아갈 이유는 충분했다.
#하나미
사쿠라는 아직이어도
하나미는 이어졌다.
하나미 하면 떠오르는 낯익은 파란 돗자리,
하나미는 맥주를 마시기 위한
핑계라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소소한즐거움
같은 길을 여러 날 반복해서 걷는 것도
여행의 소소한 사치일지 모른다.
작은 변화에도 크게 반응하며.
#사쿠라관찰일기
카모가와의 사쿠라 꽃잎이 펼쳐지면
그게 또 그렇게 좋았다.
아주 느린 속도였지만
갈 때마다 커져가는 꽃망울을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애틋한
아쉽지만 나의 교토 여행은
만개의 사쿠라를 함께 할 수 없었고,
그래서 간간이 활짝 핀 아이들을 만나면
그렇게 애틋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도저히 사진에 담아낼 수 없는
최고의 사쿠라도 있었다.
옅은 바람결에 하늘거리던 그 꽃잎들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사요나라교토
만개일을 하루 앞두고
아쉬움 가득
하루카에 몸을 싣었던 아침.
#다시일상
사쿠라를 찾아 떠난 여행이었는데
애타게 기다리던 만개한 사쿠라는
결국 집 앞에서 마주했다.
파랑새를 찾아 그토록 헤매었는데
결국 파랑새는 나의 일상에 있었다는
그런 동화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