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소소 일상

by 우사기

기분 좋은 날


그녀와 모닝커피를 마셨다.

사쿠라 산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하는 모닝커피만큼이나

설레고 좋았던 깜짝 선물.

솜씨로도 감각으로

섬세함으로도 정성으로도

충만함이 넘치는 선물.

요렇게 양쪽 손잡이로

때로는 냄비 뚜껑 모자로

가끔은 뒤집어서

예쁜 아이가 주방으로 왔을 땐

전용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게 예의.

무한히 아껴주겠다는 맹세는 덤으로.

웅 앙 잉 유웅~

귀여움에 대한 감탄사를 나열하며

자리를 옮겼다 말았다

그렇게 오늘은

몽글몽글 후와후와

종일 기분 좋은 날.




오늘의 귀여움


사진 정리하다 쪼르륵 나란히 줄을 선

약병들을 발견했다.

예전에 자그마한 약병들이 예뻐

가끔 요렇게 줄을 세우고 웃음 지었는데

문뜩 사진을 보니 그때의 일상이 떠오른다.

특히 감기 약병은 그림이 참 귀여웠다.

그림만으로 [나 감기약이에요]라고

말하고 있어 약을 먹을 때마다

다시 또 들여다보며 참 예뻐했었다.

그러고 보니 이맘때 즈음

감기에 잘 걸렸던 것 같다.

사쿠라가 필 무렵쯤이면 마음이 앞서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다니다

결국 밤이 되면 감기약 신세를 졌었다.

약병은 작지만 약은 은근 잘 들어

먹고 자면 또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곤 했었다.

감기에 걸리는 걸 바라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그 귀여운 감기약은 그립다.




미역국이 끓는 동안에


오늘부터 밑반찬과 밥을 두둑이 해두고 있다.

내가 없는 동안 냉장고를 조금 채워두기 위해서.

저녁을 먹은 후에는

태어나서 가장 양이 많은 미역국을 끓이며

그 중간에 잠시 책상 앞에 앉았다.

(아마도 30분은 더 끓여야 할 듯)

집을 비우게 되어 살짝 미안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여행이 시작된 것 같다.

주말엔 이곳도 그곳도 비 소식이던데

난 뭐 비도 좋고 흐림도 좋고 다 좋다.


미역국이 끓는 동안

노래를 흥얼거리며

소소한 것들을 뒤적거리며

또 그렇게 기분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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