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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지지하는 명리학

천인지 운명학 김병우 선생님

by 몽B


멘토와 점쟁이



멘토(Mento)란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을 말합니다. 김병우 선생님은 오랜 시간 나의 마음속 멘토로 계셨습니다. 건대 점쟁이라고 알려지신 선생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점쟁이'라는 단어가 재미있게 여겨집니다. 진짜 부자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고, 진짜 깨우친 사람은 자신의 앎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점쟁이'라는 단어를 통해 선생님을 떠올리면 선생님의 깊은 성찰이 더욱 선명하게 대비되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공부에 한참 심취해 있을 때 선생님과 통화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명리학과 관련한 학과에서 정규 과정의 교육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지 여쭤보았고,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서 나의 공부를 공유하는 일이 어때 보이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웃으면서 “내가 하라고 해도 하게 될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되지요. 나는 그걸 알아요.”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교직을 퇴직하겠다는 결정에서 역시 선생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찌나 명쾌하신지 제 속마음을 들여다보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내 생각과 욕망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사주의 글자를 통하여 말씀해 주셨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많은 사람인데, 그런 본성을 활용하기에 명리 공부가 매우 적절하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함께 고민을 해결해 나가려는 나의 성향이 이 공부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에 대한 이해가 생기니 행동과 마음가짐에 대한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선생님과 인터뷰하는 당일, 서울행 기차 안에서 인터뷰 콘티를 읽고 또 읽기를 반복했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하여 국밥을 한 그릇 먹고 커피숍에 앉아서 인터뷰 대화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 보았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존경해 오던 랜선의 멘토이신 김병우 선생님과 인터뷰할 생각을 하니 엄청난 부담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이제 와 그때 인터뷰 영상을 다시 보니, 긴장한 제 모습이 역력하게 보입니다.


김병우 선생님을 보면 진정한 고수임이 느껴집니다. 항상 열려있는 자세로 공부하시고 강의하시는 모습에서 닮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선생님은 매우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편하게 대화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을 다시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깊이가 느껴져서 전율이 일어납니다. 특히 인간 개개인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대목과 그 본성이 운에 의해 혼돈 속에 놓이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씀은 뼈에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한 초창기이다 보니, 진행하는 내 모습이 서툰 것이 보입니다. 내 진행이 매우 서툶에도 불구하고, 대화하는 내도록 선생님께서는 중심 맥락을 붙들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셨습니다. 선생님의 내공 덕분에 인터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깊은 지혜와 성찰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이 알고 있는 자기, 내가 알고 있는 당신



(제이선생님) 선생님. 인터뷰 요청에 승낙해 주시고,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김병우 선생님) 제이 선생님의 명리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습니다. 또 좋은 일 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속에서 명리라는 학문이 공적인 학문으로 인정되려면 이러한 채널이나 지식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김병우 역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상담을 시작하셨습니다. 2003년부터는 천인지 운명학이라는 이름으로 건국대 앞에서 상담하고 교육하고 계십니다. 천인지 운명학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시고, 유튜브를 통한 교육 활동도 하시고 계십니다. 저도 선생님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각과 풍부한 설명으로 많은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자공학과 명리학은 매우 동떨어진 학문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공부와 인연이 되셨을까요?


(김병우 선생님) 전공 공부하기가 싫었었나 봅니다. 2학년 때 도서관에서 <사주 정설>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런 공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사주 정설>을 보자마자 단숨에 읽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군요. 그 이후 이렇게 공부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제이선생님) 상담가로서의 선생님이 계시고, 교육자로서의 선생님이 계신 것 같습니다. 먼저 상담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공부가 상담의 도구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내담자의 만족이 상담의 기본입니다. 이때 ‘만족’이란 맹목적 만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혼돈’을 겪고 살아갑니다. <대학>이라는 책에서는 '삼강령팔조목(三綱領八條目)'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삼강령이라고 하는 것에는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이 있습니다. 여기서 명명덕(明明德)이라는 것은 자기의 본성을 밝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본성을 밝히는 것이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많은 것들과 섞이게 됩니다. 자신의 주체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자기 본성을 망각하는 것입니다. 보통 섞이고 혼탁해진다는 것은 내 능력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려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질이나 진로 적성을 찾아주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진로 적성을 찾는 개념과는 다릅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틀, 다시 말해 본성을 보여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돈되어서 자신의 본성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궁극적인 자기(自己)를 찾게끔 해줄 수 있는 학문이 명리학입니다. 자신의 본성을 찾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명리 상담의 궁극적 목적이라 생각합니다.


혼돈, 혼재, 섞여 있다는 표현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사람의 본성은 섞이지 않습니다. 살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혼돈되어 있고 혼재된 상태가 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취향,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가는 것을 섞인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하면서 자신의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바로잡아 주려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옆 사람이 가진 장점이 좋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혹은 잠시 내 운에서 경험했던 반짝이는 그 무엇에 혼돈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그런 식의 반짝임은 당신의 빛깔이 아니고, 당신만의 반짝임이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제이선생님) 많은 사람이 추구하고 동경하는 반짝이는 삶이 있기도 하고, 나만이 추구하는 삶이 있기도 하겠지요. 사실은 그 개체마다 가지는 능력과 삶의 방식이 있는데, 운이나 주변 환경에 의해 혼돈되는 일들이 종종 있겠지요. 그럴 때 사람들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고, 헛된 희망을 품게 됩니다.


개체마다 가지는 어떠한 에너지는 혼돈될 수는 있으나, 궁극적인 본성은 섞이지 않는다는 말씀이시지요? 자체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명명덕(明明德)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김병우 선생님) 네네. 본성을 밝히는 것이 명명덕(明明德)이라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어지러워져 있는 것 즉 혼재된 것에서 고유한 그 사람의 자질과 기질을 찾아주는 것이지요.


(제이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그동안 명리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상담이 참 어렵습니다. 솔직히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상담에 대한 선생님의 견해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상담의 문화가 조금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7, 80년대 상담과 2000년대 상담이 다릅니다. 지금 우리는 2023년을 살고 있습니다. 상담의 기법은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명리학을 공부하고 또 상담하시는 분들이 자꾸만 무언가를 맞추려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과거나 미래에 관해 맞추려 하는 것은 손님에게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공부를 과시하려는 마음에서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이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 맞추려 하니 어려운 것입니다. 맞추려는데 집중하게 되면 이 공부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명리 상담가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가 이렇게 잘 맞추는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나는 맞추는 것보다 손님이 하는 말, 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과 표정이 사주팔자 여덟 글자에서 확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말을 내담자가 하는가를 팔자에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답변하는 부끄러운 것일 수 있습니다. 마주한 사람의 본질과 궁극적 기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을 이끌어 가야 합니다.


운에 의해 사람은 혼돈됩니다. 겁재(劫財)가 운으로 오게 되면, 사람들은 자기 우월감의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윗사람에 대해 아니꼬운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람은 운에서 자꾸만 혼돈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감정'의 문제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마치 겁재(劫財)가 운으로 오게 되면 '이동하는 운'이라고 한다던가, 재물을 잃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게 됩니다. 운의 변화에 의한 감정의 변화라는 것을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의 변화가 초래할 결과들을 예측하여 상담에 활용하며 예측이 가능한 결과에 대하여 맞추려고 하는 상담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동하는 운이라는 것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운에서 그런 감정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운에 의해 우월감이라는 감정이 생겨난 것을 알려 줘야 합니다.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을 통제하기 어렵다면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라 설명해 주는 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하는 것을 맞춰서 뭐 하겠습니까.


(제이선생님) 늘 운이 바뀌기 때문에 시시각각 우리는 혼돈 속에 있다는 말씀이시지요?


(김병우 선생님) 자기 본성이 운에서 혼돈되고, 사람으로 인해 혼돈됩니다. 내 본성의 자립과 독립을 꾀하지 못하고 운 따라서 사람 따라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당신이라는 '사람'과 '혼돈'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네. 선생님. 어떤 말씀이신지 크게 와닿습니다. 본성에 대한 이해의 경험을 계속해서 성찰하면서 명리 공부를 이어 나간다면, 이 공부는 자기 수양의 시간으로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그럼요. 무엇보다 자기 수양이 됩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이해도 확대됩니다. 사람의 운명을 공부한다는 것은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제이선생님) 아. 너무 멋진 공부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상담하실 때 그 사람의 입장, 그 사람이 가지는 가치관, 그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상담을 진행하시는 거군요.


(김병우 선생님) 저뿐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격을 안다던가 용신(用神)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본성과 의지, 가치관, 삶의 이유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해야 상담할 준비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가가 아니라 상담할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마치 오래 사귀어 온 듯한 것 같이, 때로는 상대방보다 더 많이 아는 것처럼. 사실 이 이야기는 무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부를 계속 연구하다 보니 개인이 알고 있는 자기,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을 주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명리 상담입니다. ‘이것은 혼돈이다.’ ‘이것은 본성이다.’라고 그 차이에 시선을 두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자기 영혼이 자립(自立) 되고 독립되지 않으면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말에 휩쓸립니다. 이 말 들으면 이 말에 휩쓸리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에 휩쓸립니다.


(제이선생님) 영혼이 자립(自立) 되거나 독립되려면 자기 본성을 이해해야 하는데, 자기 본성을 알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명상이나 종교 등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공부들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주 명리학 공부는 본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 어떤 방법보다 자기 본성에 가까이 닿게 하는 공부인 것 같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맞습니다. 솔직히 나는 MBTI와 같은 성격검사보다 성격에 대한 이해에 있어 명리가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명리의 한난조습(寒暖燥濕)과 같은 기본적 개념만 알아도 본성을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같은 열정 있는 분들이 양성화 작업을 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후학들도 그렇고, 명리를 일상에서 배워나가고 적용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서양의 그 어떤 성격 및 심리 관련 도구보다 우월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네. 명리학은 매우 정교합니다. 선생님 강의를 들어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다각적이고 깊습니다. 혹시 심리학 공부를 따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병우 선생님) 따로 심리학을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심리학 하시는 손님들이 상담하러 오면 저 또한 심리학과 관련해서 다 검색해 보고 공부합니다. 가령 건축가 손님들이 오면, 건축 관련 책도 보고 자료도 검색해 봅니다.


그렇게 해야지 음양오행이라는 것과 육신의 논리를 그분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과 소통하려면 그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최소한이라도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서 심리학 정도도 들춰보기는 하였으나 전문가는 아닙니다.


나는 명리 전문가이지 심리학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사업가들이 오니 경제와 경영을 공부해야 하고, 정치하시는 분들이 오시니 정치를 공부하게 됩니다. 정치를 공부하지 않고 정치를 하려는 손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런 부분에서 생각하면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이선생님) 명리학이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담하시며 끊임없이 여러 영역을 접하시면서 선생님의 공부가 깊어지고 또 넓어진 것 같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다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점과 초점으로 배우고 익히게 됩니다. 그것이 운명이기도 한 것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형성된 본성과 기질이 있습니다. 자신만의 포지션과 역할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을 명리는 보여줍니다.


(제이선생님) 너무 신기한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하셨지만, MBTI가 대중화된 것처럼 명리학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명리학이 대중화되어 자기 본성을 이해하는 도구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앎을 통한 자유, 삶에 대한 감사



(제이선생님) 저는 선생님 강의 중에 육십갑자 간지에 대한 설명을 정말 감사하게 들었습니다. 간지를 통으로 보고, 육십갑자를 한 사이클로 보라고 하셨습니다. 한 번 펼치고 한 번 오므린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 한 번 더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숫자라는 개념을 동양에서는 60 갑자로 이해합니다. 즉 60진법의 순환적 관점을 가집니다. 60 갑자 즉 60진법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60 갑자 60진법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던 개념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순간은 임인(壬寅)년 기유(己酉) 월 정해(丁亥) 일 정미(丁未) 시입니다. 이러한 간지만 보고도 지금 순간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알아야 합니다. 명리학이란 간지를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간지를 천간과 지지로 나누어서 십간 공부하고, 십이지지 공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60 갑자를 순환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공부하면서 천간은 천간대로, 지지는 지지대로 계속 공부를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 강의를 보고 이것을 덩어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그렇습니다. 간지학(干支學)이지요.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갑오년(2014년)에서 시작해서 계묘년(2023년)으로 끝나는 한 사이클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제 갑진년(2024년)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됩니다. 갑진(甲辰)은 형체가 드러났다는 의미입니다. 갑목(甲木)이 나타나면 어떤 제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계묘(癸卯)까지 모든 것은 불투명합니다. 임인(壬寅), 계묘(癸卯), 갑진(甲辰). 이렇게 한 해 한 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어떤 흐름으로 가겠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운의 흐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주어진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와 운의 흐름에 대한 관계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김병우 선생님) 팔자는 마치 자동차와 비유하는 것입니다. 내가 대형차인지, 소형차인지. 승용차인지, 트럭인지. 어떤 모습과 역량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팔자는 만물 가운데 바위일 수도, 어류일 수도, 조류일 수도 있습니다. 만물 속에서 각각의 개체들은 고유성을 가집니다.


대운(大運)이라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길입니다. 순과 역이라는 이야기를 보통 많이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길에서 대개 다섯 번째 대운에서는 합을 하고, 여섯 번째 대운에서는 충을 하게 됩니다. 대운에서의 충극(沖剋)은 한 개체가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검증되는 것이라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충과 극을 보기 위해서는 그 사주의 생(生)과 합(合)을 보아야 합니다. 충극은 검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까지 20년 공부해서 수능을 보게 됩니다. 수능을 보는 것이 충극입니다. 검증되는 것입니다. 내가 20년 동안 상생적 의미로 공부를 해온 사람이라면, 충극의 시기에 기쁩니다. 시험지를 받아 들고 아는 문제를 보며 기뻐한다는 것입니다. 생을 하지 않고 내가 학교 다니는 동안 공부하지 않았다면, 시험지 답안에서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충극은 검증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충과 극을 볼 때는 합을 봐야 하고 생을 봐야 합니다. 합이나 생을 보는 것은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제이선생님) 50대의 대운이 되면 모든 사주의 월지가 충을 합니다. 그렇다면, 50대의 나이가 되면 모두 검증받는 시기가 되는 거네요. 자기의 삶을 검증받는 나이.


(김병우 선생님) 40대, 50대가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건강 상태와 정신상태를 탄탄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 번째 충(沖) 하는 대운 전까지 자기 소신과 자기 의지가 굳건하게 만들어졌다면, 충극(沖剋)은 기쁨입니다. 그때 인품을 자랑할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50년 삶을 건실하게 살아왔다면 인품이 검증되었으니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50년 삶을 상생으로 살지 않고 허송세월하였다면, 타인들로부터 지탄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것이 충극입니다.


(제이선생님) 충이 되는 대운에서 사람의 성향이 바뀌나? 그렇지는 않을 텐데.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나? 공부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충극(沖剋)이 들어오면 선명해진 것입니다. 이 또한 기쁜 일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80점짜리 공부를 해왔는지, 90점짜리 공부를 해왔는지 평가를 받는 것이지요. 검증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충극이 싫겠지요. 하지만 선수촌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은 올림픽만 기다립니다.


(제이선생님) 충극(沖剋)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2019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통화를 할 때, 이 공부를 하면 좋다고 말씀하시면서 삶이 자유로워진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서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이 공부를 통해 삶이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앞서 이야기 나누었던 본성을 이해한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리 공부와 삶의 자유에 대한 선생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너무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사주를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본성을 알기 위한 것이고, 우리가 명리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첫째는 나의 분수를 아는 것입니다. 또 주변 사람의 어떤 기질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선명할수록 내가 편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배우고 익히며 공부합니다. 그 속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랍니다.


(제이선생님) 네.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 공부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 공부가 조금 더 대중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2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꾸준히 강의를 해오셨습니다. 이러한 배움을 나누신 것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김병우 선생님) 지나서 보면 저 같은 사람에게 한마디 듣고자, 손님들이 찾아와 준 것이 감사한 것이지요. 이 또한 음양(陰陽)이지요. 손님들과 소통하며 공부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는 것입니다. 또 저에게 배움을 청하고자 하시는 분들 덕분에 제가 논리가 생겼습니다. 제가 워낙 명리를 좋아하다 보니, 명리 잘하는 사람과 명리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스스로 발전하지 않으면 그분들에게 새로운 것을 줄 수 없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제이선생님) 이 공부가 너무 좋아서 스스로 공부해 나가면서 긴 세월 보내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공부를 강의로 나누시는 분들도 많고요. 저는 이런 세월을 사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이 공부가 소외된 세월이 길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재관(財官)이라는 사회적 보상이나 지위가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 공부가. 그런데 묵묵히 꾸준히 너무 좋아서 쭉 이어오셨다는 것이 진심으로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


(김병우 선생님) 사람은 역할이 있습니다. 술월(戌月)에 토가 왕한 송 선생님 같은 경우 세상 사람들과 이 시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알아가야 하는 분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거기에 부응하는 명리의 논리적 체계를 준비하고 만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많은 분 인터뷰하시면서 자기만의 논리를 세우시길 바랍니다. 자기만의 음양오행 논리를 만들지 않으면 기준이 섞여 버립니다. 시대 속에서 양질의 지식은 살아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족한 지식은 사장됩니다. 자기만의 음양관(陰陽觀), 오행관(五行觀), 육신관(六神觀) 만드셔서 세상이 탁 보이면 좋겠습니다.


이 공부를 통해 희열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감정을 이성으로 통제하여 조금 더 나은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상담입니다. 맞추는 게 아니랍니다. 당신은 지금 이 감정 속에 있다. 이대로 있으면 어떠한 결과로 향해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성적으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순서로 대화를 해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상담기법도 이 시대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심리라는 학문과 맞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명은 정해져 있으니 결론은 이것이다,라는 상담기법은 명리학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공부하는 많은 사람이 이 학문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런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너무나 좋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시는 분들께 덕담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병우 선생님) 음양오행, 명리학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사랑해도 될만한 가치가 있는 학문입니다.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매력 있는 학문입니다. 이 공부가 상식화될 수 있고 일반 속에서 이야기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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