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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B Oct 26. 2024

사소한 자기 깨달음

진평 송재호 선생님


사행도(四行圖), 긍정의 명리          



  진평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시기는 2021년 11월이었습니다. 이때는 <하루한장, 명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강의를 열심히 올릴 때였습니다. 2022년 임인년 운세를 설명하시는 선생님의 유튜브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전개하시는 논리가 질서 정연하고 새로워서 영상을 보자마자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처음 찾아뵙게 되었을 때, ‘은진(恩津) 송(宋)’ 씨 왔다고 반가워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부터 선생님께 사행도(四行圖)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통변(通辯)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선생님 밑에서 공부를 시작한 이후 1년 정도 지나서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함께 공부하는 청중들이 앞에 앉아 있어서 그랬는지, 은사님이시라 그랬는지 매우 긴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년 동안 옆에서 뵈어 온 선생님은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으시고, 재주도 많으십니다. 일러스트나 포토샵은 기본이고 홈페이지나 책자도 뚝딱 만드십니다.      


  여러 선생님을 뵙고 인터뷰를 시작하기로 하였을 때, 영상 장비와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게 지지해 주신 조력자 중 한 분을 인터뷰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선생님과는 혈연, 학연, 지연으로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도움을 받게 되는 것 같고, 동시에 더 불편한 마음으로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 시기에 나는 열심히 공부를 해왔고 제법 다져졌다고 자신을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있었으니 유튜브에 강의도 올리고 했겠지요. 하지만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내가 외워서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 근거를 정확하게 말할 자신이 없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궁금해하였던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길흉을 논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듯이, 선생님을 뵙게 된 이후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대신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한참 <일주론> 강의하던 시기였었는데, 내가 하는 강의의 한계가 여실하게 보였습니다. 이 공부의 위엄에 대해 마주했다고 해야 할까요. 단순하게 외워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 방대하게 양만 부풀려서 되는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그 시점부터 유튜브 강의를 전면적으로 멈추게 되었습니다. 만족할 정도로 알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강의를 이어 나가면 어느 날 스스로 후회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시는 사행도(四行圖) 이론을 베이스에 두고, 공부를 재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한동안 공부를 손 놓게 되는 일이 있어서 배움을 깊게 완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계속해서 공부 중입니다. 사행도를 공부하다 보니 여덟 글자가 에너지로 보입니다. 내가 어릴 때 유행했던 ‘매직 아이’라는 입체 그림과 같아 보입니다. 글자가 에너지로 보이면 입체적 해석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로빈슨크루소 같은 분이신 것 같습니다. 늘 개척하고 궁리하고 창조하시는 긍정의 힘을 가진 분이십니다. 선생님과 인터뷰를 한 이후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다양한 고전을 접하게 해 주시고,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동력을 불어넣어 주시는 선생님이십니다. 이런저런 사례의 명조를 주시며 풀이를 해보라고 숙제를 내시는 선생님이십니다.    

  

  언제 갑자기 어떤 것을 던져 주시며 공부시키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열심히 그 뒤를 따라 걸어 볼 생각입니다. 선생님께서 역으로 나를 향해 질문을 많이 던져 주신 인터뷰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어떤 의미에서는 내 공부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였고, 공부의 방향성에 관한 재점검이기도 하였습니다. 반성과 공부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New classic, 사고의 틀을 뒤집는 용기       


   

(제이선생님) 오늘은 진평 송재호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셨고, 대구 한의대 동양사상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일전에 저에게 <자평진전 격국 형성 원리>라는 논문을 하나 주셨는데, 석사 학위 논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20년 정도 상담하시고 교육해 오셨습니다. 지금은 부산에서 오프라인 교육 하시고, 줌 수업하시고, 동영상 공부방 운영하시고, 유튜브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 공부를 시작하시게 되셨습니까?  

   

(진평 선생님) 보통 다들 비슷합니다. 저도 여기 공부하러 오시는 분들 처음 시작하실 때 어떻게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꼭 물어봅니다. 대부분 살아가는 여정에서 어떤 굴곡을 경험하고,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를 지나면서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려는 시기가 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그런 시기들 지나면서 명리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물론 사람이 삶의 굴곡이 있다 해서 이 공부를 무조건 하는 건 아니지요. 이때까지 지내온 환경이나 여건에서 가까운 연결점들이 있다 보니 결국 이쪽으로 답을 찾아보고자 했던 노력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이선생님) ‘어떠한 어려움이 있으셨고, 그래서 이 공부에 깊이 심취하게 됐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사실 사주 명리를 ‘공부’할 영역이라 여기는 관점을 가지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요. 선생님께서 이 공부를 시작하던 과거의 시기에는 더욱 이 공부에 대한 편견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언제쯤 이런 영역의 ‘공부’가 있다고 접하셨을까요? 


(진평 선생님) 이런 공부가 있다는 것은 아주 어릴 때부터죠. 환경적으로 보았을 때 부산은 특성상 사주 명리를 접하기가 쉬웠습니다.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라고 사람들이 인식을 많이 하죠. 부산 사람들은 사주 보러도 많이 다닙니다. 아무래도 6.25 전쟁 때 전반적으로 술사들이 부산 쪽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종의 도사님들께서 부산에 많이 모이셨지요. 그러한 바람에 부산은 사주 명리를 접하기가 쉬웠지요. 저희 부모님들도 박도사님한테 가서 제 사주도 보고, 그랬지요.     


(제이선생님) 사주가 어떻다 하시던가요?     


(진평 선생님) 판검사 사주라던데.   

   

(제이선생님) 판검사 사주요? 명리계의 판검사가 되신 게 아닐까 싶네요. 


(진평 선생님) 살아 계시면 그분을 찾아가 왜 그런 간명을 하셨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박도사님을 뵙고 사주를 풀이한 간명지도받고 그러셨다고 들었습니다.      


(제이선생님) 그 간명지는 아직 가지고 계십니까?


(진평 선생님) 그게 없지 싶은데, 모르겠습니다. 한 번도 제가 찾아볼 노력을 안 해봤네요. 아마 없지 싶어요. 그게 남아있다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문화가 부산에 많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지요.      


(진평 선생님) 환경적인 것들이나 사주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누적되어서 결국 이 길로 들어서게 되었나 봅니다. 물론 제 팔자에 이 공부를 하라고 뚜렷하게 도장을 찍어 놓기도 했지만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나는 이 공부를 계속하게 되는 운명인가 보다 하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 방금 선생님 팔자에 이 공부를 하는 운명이 뚜렷이 돼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공부를 할 그런 뚜렷한 팔자가 따로 있을까요?      


(진평 선생님) 여기 있잖아요.     


(제이선생님) 저도... 여기도 있지요?     


(진평 선생님) 우리 선생님도 이쪽 공부에 잘 맞으시지요.    

 

(제이선생님) 자기 사주에 그러한 성향이 뚜렷하지 않아도 요즘은 대중적으로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진평 선생님) 예 그렇죠. 좋은 팔자를 가지고 계신 분들도 이 공부를 많이 하지요. 물론 이 공부를 한다고 나쁜 팔자는 아닙니다. (웃음) 아무래도 물질적인 것과 같은 세속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나 이런 것들을 더 중요시하는 분들이 이 공부를 하죠. 이런 걸 하면서 자기 수양도 하고, 주변 사람과 인간관계 등에 대해 이해도 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 공부의 매력이지요. 그런데, 하루한장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 공부를 시작하셨지요?   

  

(제이선생님) 저는 이 공부가 '공부'라고 생각도 사실은 안 했었습니다. 상당히 미신의 영역에 있다는 편견을 자연스럽게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 직장에서 제가 존경하는 동료분들이 동호회 만들어 명리학을 공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명리가 하나의 학문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저 역시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누적되면서 뭔가 안식처를 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닥쳐오는 이 시련들은 무엇인지 궁금하고, 주변이나 어떤 관계나 이런 것들도 궁금했었지요. 이 공부를 하다 보니까 뭔가 이렇게 실마리들이 풀려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게 나의 탓도 아니고 남의 탓도 아니다.' 이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점 더 빠져들어 공부하게 됐습니다. 선생님을 인터뷰하는 시간인데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진평 선생님) 오늘은 제가 역질문을 조금 할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구독자님들께서 제 이야기가 뭐 얼마나 궁금하겠습니까? 오히려 우리 하루 한장 선생님에 대해 궁금해하실 겁니다. 지금 저와 공부하고 계시니, 제가 물어보기도 좋고. 워낙 유명하신 분 들하고 인터뷰를 또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 분이 이렇게 선생님에 대해 질문하기가 어렵잖아요. 근데 저는 그렇지는 않으니까.      


(제이선생님) 제가 <하루한장, 명리> 강의를 쭉 하면서 사실은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강의를 이어갔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강의를 우연히 보고 나서, 베이스를 다시 깔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보니까, 상당히 가까이 계시더라고요. 제가 그때를 회상하자면, 컵라면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보고 있었어요. 임인년 운세를 보고 있다가 '이거 뭐지?' 이러면서 여기 찾아가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런데 주소를 보니 딱 집 근처더라고요. 그래서 당일 바로 와서 공부에 대하여 상의드렸고,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행도라든지, 선생님 이론에 대해서는 다음 편 영상에서 조금 더 이야기해 주셨으면 하고요, 지금은 책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사행도> 책을 집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여섯 달 후’, ‘일 년 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늘 ‘조만간’이라고 하시며 출간을 미루고 계십니다. (웃음)


(진평 선생님) 늘 조만간입니다. 조만간인데. 어쨌든 올해는 책이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적어 두기는 했고, 우리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기도 해서 정리가 어느 정도는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사행도> 이론에 대하여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이론을 정리한 교재가 필요하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습니다. 아무래도 강의만으로는 정리가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텍스트화하는 과정을 거의 다 해놓았고 지금은 다듬고 있습니다. 아마. 뭐. 조만간 책이 나오지 싶습니다. 열심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이선생님) 사행도는 음양오행에 대한 모든 이해와 십이운성의 논리가 함축된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행도'는 왜 '사행도'일까요?     


(진평 선생님) 사행도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는 오행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오행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면서 자료를 찾고 정리를 해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주 공부를 시작하면 오행은 무조건 알고 시작하지 않습니까? '목화토금수' 이렇게 하면서요. 이 세상에는 오행이 있다는데 그럴싸하잖아요. 나무도 있고 물도 있고 그러니까요.      


우주를 이루는 물질,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물질들이 다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십간과 십이지가 나눠지는 원리를 모른 채 그것이 있으니 공부를 하게 되고 그럴싸해 보이니 그냥 오행을 받아들이게 되는 공부를 해 온 것이지요.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공부를 해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에서 간지의 논리에 대해 궁리하기 시작했죠.     


간지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오행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대한 것에 대해 내 나름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수화의 움직임 속에 목금이 서로 발생하면서 이루어졌다는 기본적인 발생에 대한 것에 초점을 두고 생각을 전개해 나갔지요. 이것은 자료도 많이 있고, 옛날 책에 보면 다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요. 그렇다면 수화 목금의 네 가지 사행(四行)의 움직임 속에 토(土)의 작용을 추가하여 고민한 것이지요.      


제가 사행도라 이름 지었지만, <자평진전>에도 그런 내용은 다 나옵니다. <삼명통회>나 고서들에서 이런 체계의 흔적들이 다 쓰여 있어요. 토를 제외하고 나머지 작용력을 우선해서 관찰하는 것을 중심에 두다 보니까 '사행'이라 하는 움직임이 중요한 작용력을 가지더라는 것이지요. 토가 개입해서 결국 네 가지 움직임을 서로 원활하게 움직여 주는 것에 대하여 정리한 것이 사행도 이론의 바탕입니다. 결국 이러한 움직임이 사람의 모양이나 살아가는 운명의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정리한 것이 '사행도'의 기본이라 할 수 있지요.     

 

(제이선생님) 네, 결국은 오행의 움직임인데 그것을 선생님께서 이름 짓기를 '사행도'라고 하셨다는 말씀이시지요? 선생님께서는 사행도를 정리하시기 전과 정리하신 이후에 명리를 보는 시선이나 교육하는 방법 같은 것들이 좀 달라지셨을까요?


(진평 선생님) 많이 달라졌죠. 그전에는 주로 격국이나 육신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논리 정도로 통변 하고 교육했습니다. 사주 안에서 육친의 구조 정도로만 사주를 봐왔던 견해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어요. 저하고 공부를 오랫동안 같이 한 분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공부를 함께 오래 한 분들도 제가 사행도를 정리하면서 같이 공부를 해나가게 되니, 그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되었다고 보고 또 늘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행도를 알 때와 모를 때 사주를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이선생님) 사행도의 기저가 되는 고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진평 선생님) 기본적인 음양과 오행이 발생하는 상태를 설명한 책들이 다 근간이 되죠. <삼명통회>, <이허중명서>, <낙록자소식부주>라든지, 서자평 책들에도 그 내용들이 다 숨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고전들인 것 같아요. <궁통보감>도 따지고 보면 계절적 작용에서의 십간들 움직임을 보는 것인데, 그것도 간지가 들어 있지요. 이런 고전들의 기본적 설명에서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죠. 이론적인 것은 고서에서 바탕해서 끌고 왔습니다. 근거를 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지만, 제가 그런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위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보통 새로운 이론을 접할 때는 그 이론적 배경이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근거 없이 자신의 주장만 가지고 왜곡한 것인가 아닌가 가 굉장히 중요하지요. 저는 될 수 있으면 예전 사람들이 미리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이론을 만들려고 애를 썼지요. 그래서 근거를 충분히 가지면서 체계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목화토금수가 개별적인 오소(五所)가 아니라 행(行)하는 오행(五行)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이렇게 돌아가고 움직이고, 전달하고 전달받는 그 과정을 잘 설명해 주는 게 사행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생님, 십이운성의 논리 체계도 이 사행도에 흡수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십이운성을 공부할 때 정말 혼돈에 빠졌었거든요. 왜냐하면 십이운성이 천간 글자의 힘의 세기를 나타낸다고 설명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설명을 하게 되면 음간이 역행하는 것이 설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일부 선생님들께서는 음간을 부정하시고, 역행하는 걸 부정하시고 양간과 같이 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료가 많은 것은 둘째 치고,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다르게 설명을 하니... 공부하는 입장에서 완전 혼돈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사행도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선생님께서 12 운성 음간이 역행하는 것에 대해 설명하실 때 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우리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십이운성 이야기를 조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평 선생님) 하루한장 선생님도 저하고 같이 공부하는 도중에 십이운성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를 하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제법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을 영상으로 올린 것을 저도 보고 그랬는데요. 참 정리 잘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지가 어떤 계절을 순환하면서 천간들의 작용력이 어떤 모양으로 드러나는가의 관점을 보는 것이 십이운성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제일 오류를 많이 범하는 부분이 천간과 지지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입니다. 천간의 갑(甲)과 지지의 인(寅)이 동일한 것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게 되면 그때부터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인과 갑은 다르지요. 계절이 이루어질 때, 십간의 작용들이 골고루 다 작용하며 인(寅)이라는 특성을 만든 것이지요. 그런 개념을 가지고서 출발해야 합니다.      


계절이라는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순환하는 체계를 가졌지요. ‘인묘진사오미.’ 이런 식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갑니다. 그 방향성의 과정에서 십간들이 각각 다른 모양을 띠면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처음에 공부할 때 십간의 갑과 을을 떼어 놓고 공부하게 됩니다. 갑은 갑대로, 을은 을대로의 작용력을 파악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목이라는 작용력으로 보아야 합니다. 봄을 지나갈 때, 여름을 지나갈 때, 가을을 지나갈 때, 겨울을 지나갈 때, 갑과 을의 목 오행이 어떻게 작용력을 잃어버리지 않고 사계절을 순환하느냐의 개념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십이운성의 음간과 양간의 작용력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십이운성은 지지에서 힘을 얻는다는 개념보다는 작용력을 어떻게 드러내느냐 하는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십이운성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사행도에서 십이운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되는 이유가 해당 계절의 십간들의 작용력을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십이운성의 작용이 사행도 논리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십이운성을 이해해야 결국 천간의 작용력과 지지의 상호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십이운성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반대 작용이 반드시 있어야 다음 작용으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또 극을 받아야 생을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모든 오행의 작용력은 극을 받으면서 생을 하는 작용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보편적 모양으로 나누었을 때 육친이라는 관계성을 부여해 버리는 것입니다. 명리에서 아주 중요한 '육친'의 논리가 잘 맞는 이유가 음양오행이 생하고 극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순환 고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극을 하는 것과 생을 하는 것, 생을 받는 것과 또 내가 극을 하는 것, 극을 받는 것. 이런 것에 의하여서 구분되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규칙으로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 지금 이 말씀을 해주시니, 예전 알려주셨던 내용 중에 합극생에 대하여 생각이 납니다. 천간 글자가 합하고 극하고 생하는 관계를 보면서, 제가 솔직히 너무 놀라웠고 또 재미있었습니다. 합극생 이야기 잠시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진평 선생님) 합극생 이론이 명쾌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은 어떤 오행이나 간지도 극을 받게 되면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 됩니다. 그 변화의 과정은 생을 하는 방식 즉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으로서 나를 극한 것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는 과정이 됩니다. 이러한 고리가 이어진 것에 이름을 붙인 것이 '육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일간의 입장에서 생과 극의 방식을 길과 흉으로 나누어 구분하는 것으로 육친이 만들어진 것으로 이론 정리가 된 것이지요.      


(제이선생님) 제가 합극생의 이론을 배우고 나서 천간이 다시 보였습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는 너무나 당연한 순서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갑(甲)이 극을 받으면 을(乙)이 되고, 을(乙)이 극을 받으면 병(丙)이 되잖아요. 음간은 극을 받으면 다른 오행을 생하고, 양간은 극을 받으면 여전히 목이지만 다른 형태로 변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논리는 너무나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진평 선생님) 그렇지요. 양은 기세를 가지고 음을 이루어 주어야 되지요. 그런 단계를 통해서 갑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요. 을을 만들어야 갑은 다시 을이 이룬 것을 바탕으로 순환하여 다시 나오게 되지요. 그런 순환 고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양의 고리들은 절대 계절에서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하나가 못하면 하나가 잘하고, 하나가 잘하면 하나가 못하는 척하면서 순환하는 모양이 십이운성입니다.           



사소한 자기 깨달음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는 12신살을 그림으로 외우기 쉽게 설명하신 영상들을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계십니다. 12신살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고전을 깊이 탐구하시고 정리하셔서 학생들에게 강의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전 공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진평 선생님) 고전 공부는 엄청 많이 하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한문 번역 잘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웃으실 텐데. 저는 문장에 대한 제 나름의 해석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십이신살 부분은 잘 응용하지 않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에서는 많이 씁니다. 명리 이론도 지역적으로 선호하는 바가 상당히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2운성 같은 경우도 그렇지요.      


제가 공부하는 시기에는 격국 위주의 사주풀이법이 공부 분위기의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신살을 배격하는 공부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었어요. 그게 공부를 일찍 시작한 사람들이 폐해를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먼저 공부한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하다 보니, 뒤에 따라오는 후학들은 그 공부가 큰 결실을 못 본다 생각하고 필요 없다고 받아들이게 되었지요.     


그런데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색이라는 것도 있고 해서 저는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줌 수업에서 다른 지역 분들 공부해 온 것 이야기 들어 보면, 십이운성과 십이신살은 거의 하면 안 되는 공부라 생각하며 공부를 해오셨더라고요. 가르치는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따라오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였겠지요.      


사주를 격국 체계로 이해하는 것보다 십이신살은 그 쓰임이 오래되었지요. 제 생각입니다만,  사주 해석의 중요도 측면에서 볼 때도 격 못지않게 신살은 중요한 체계입니다. 중요한 부분이 있으니 이렇게 오랫동안 전해져 왔겠지요. 또 고서들에서 충분한 근거 자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그것을 배격해 가면서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명리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사주를 가지고 여러 가지 장치들을 통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주를 보는 것이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사행도를 가지고 볼 수 있는 시각, 격으로 보는 시각 등 다양성을 가지고 이해하게 되면 십이신살도 충분히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지지에서 천간을 운용하는 방식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지지의 모양새에 따라 천간 작용을 일으키는 방식이나 모양을 십이신살도 같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십이신살만 공부해서는 안되지요. 저도 사주를 볼 때 신살을 완전하게 위주로 하지 않습니다. 사실 십이신살을 비율적으로 많이 쓰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알기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이선생님) 네. 제가 제 나름으로 공부를 쭉 하다가 선생님께 배우러 왔을 때 이야기입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자평진전> 책을 읽으라고 주셨습니다. 그전까지는 고서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었고, 고서를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자평진전>을 한 번 쭉 읽고 나니까 ‘격’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시며, 학생들하고 같이 공부하시는 고전들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진평 선생님) 한동안은 <자평진전>을 같이 많이 공부했지요. 자평진전을 굳이 안 읽어도 격 공부는 다른 루트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만, 격 공부를 위해서 많이 읽었지요. 자평진전은 워낙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스탠더드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물론 고서라는 것 역시 저자의 주장을 담아서 만들어진 책들입니다. 그래서 고서마다 내용의 편차가 상당히 많습니다. 모든 책이 일정한 어떤 것을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고서를 읽을 때도 저자의 생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합니다. 삼명통회, 이허중명서, 적천수천미, 궁통보감과 같은 기본 고서들을 보면 다 제각각 자기주장으로 책을 적었거든요. 고전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믿고 공부하는 것은 또 경계해야 합니다.      


저자 나름의 자기주장이니, 적절하게 걸러 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일례로, 명조 같은 것도 중복되어 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해자평>에 실린 명조들이 뒤로 들어오면서 다른 고서들에 굉장히 많이 중복되어서 거론됩니다. 그런데 같은 명조라 해도 그 풀이가 다른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너무 맹신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고전은 내 공부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하루한장 선생님은 제가 <자평진전> 드리면서 공부 좀 해보시라고 했더니, 일주일도 안 되어서 다 읽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다 읽었는가 생각했는데, 실제로 다 읽었더라고요. 제가 알기로는 하루한장 선생님께서도 <자평진전> 강의를 좀 하다가 스톱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자평진전을 읽기는 일주일 만에 쉽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강의하려 하니 부분 부분 나의 이해가 부족한 것들이 드러나더라고요. 사실 거기까지 강의하는데도 제 공부가 엄청 많이 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올리는 강의가 구독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제 공부가 매우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강의 업로드가 안 된다는 것은 요즘 제가 공부를 안 하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웃음) 제 이야기 말고, 선생님 이야기 더 들어보고 싶은데요.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하고, 마음이 가시는 고전이 있을까요?      


(진평 선생님) 저는 <이허중명서>를 좋아합니다. 앞부분이 납음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인기가 좀 없습니다. 일간 중심의 현대 명리를 공부하는 분들이 볼 때는 엉뚱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요. 귀곡자가 한 이야기를 이해하려 애를 쓰며 보게 되면 재미가 있습니다. 명리에서는 조상 격이라 할 수 있는 귀곡자나 낙록자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낙록자가 적은 글을 주해 단 것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서자평이 주해를 단 것을 봐도 되고요.      


<삼명통회> 같은 책들은 내용이 풍부하니, 자료를 찾아보는 용도로 가볍게 읽어보면 좋습니다. 고전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며,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이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지요. 초학자들이 격을 공부하려면 <자평진전>이 가장 만만합니다. 억부 중심으로 가게 되면 <적천수 천미>가 좋습니다. 서락오 이후 현대 명리로 넘어오면서 시각이 많이 틀어지게 되는데, 그것이 옳다는 맹신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청대 이후의 내용들은 조금 경계해서 보는 편입니다. 될 수 있으면 오래된 고서를 가지고 답을 찾아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공부를 시작하던 초기에 억부 중심의 이론이 주종을 이뤘고, 용신을 잡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가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이론적 접근이 수월한 유튜브 시대이니, 이론적 배경을 많이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되어서 공부를 좀 더 다양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로 공부를 하면 문제가 있어요. 온갖 것들을 알게 되니 정리가 안 된다는 어려움이 있지요. 고전 공부도 너무 많은 책이 있으니 전부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마시고 도구로 삼아 편안하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진평명리> 유튜브 활동 계속하고 계십니다. 예전에 실시간 방송 한참 재미있게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실시간 방송을 중단하시더니만, 또 업로드를 한참 안 하시더라고요. 또 하실 때는 한꺼번에 여러 영상을 올려주시고 그러시는데, 앞으로 유튜브 활동을 어떻게 해나가시겠다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진평 선생님) 지금 구독자 3,000명을 앞에 두고, 만 명 구독자의 하루한장 선생님께 조언을 좀 받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 혼자 수업한 영상을 주로 올립니다. 따로 녹화하면 좋긴 한데, 그렇게 하려 하니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안 나고, 유튜브가 주 업종도 아니지요. 매진하기가 어려운 여건입니다. 수업을 많이 하니까 시간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 띄엄띄엄 유튜브를 관리하게 되는데, 이제 팬층이 조금 계셔서 기다려주시니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제이선생님) 선생님의 사행도 이론은 중급자 이상 분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텐데, 기초하시는 분들은 조금 어려울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진평 선생님) 그렇지요. 안 그래도 제 강의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물론 여기 현장에서는 기초를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초심자가 공부하기에 유튜브는 어려움이 있겠지요.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요. 우리 하루한장 선생님처럼 순서대로 탁탁 정리하면서 하면 좋은데, 그것이 현장 강의에서는 가능하지만, 유튜브에 그런 식으로 올리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루한장 선생님은 어떻게 유튜브에서 공부 체계를 가지고 그렇게 잘하십니까? 난 그게 좀 배우고 싶은데요.   

   

(제이선생님) 아. 제가 정인하고 상관밖에 없는 사람이잖아요.      


(진평 선생님) 직업적으로, 교육하는 직업이 되어서 그러신가 봅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24년 동안 학교에 있으니까요. 제가 잘하는 게 아니고, 아마 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은 누구나 이 정도는 하실 겁니다. 개인적 사정으로 휴직을 한 시기가 있었는데, 답답함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재미 삼아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명리 공부를 시작할 때 기초를 쌓아나가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체계가 없으니까, 기초 단계를 체계적으로 끌어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해 보게 된 거죠.      


(진평 선생님) 선생님은 처음 공부할 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지요?     


(제이선생님) 처음 공부요? 온갖 책을 다 샀지요. 요것 좀 보고 저것 좀 보고. 그렇게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 이해되고 나서, 유튜브에 있는 여러 선생님 강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공부하기도 하고, 온라인 유료 강의를 주로 들었습니다. 원광디지털대학에 편입하여 공부를 이어나간 것도 있습니다.   

   

(진평 선생님) 요즘은 유튜브에서 이 공부를 접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사서 보기 시작하면서 하게 되는데, 요즘은 그냥 유튜브로 쉽게 접근하는 것 같아요. 유튜브로 명리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제이선생님) 네. 보통 이 공부를 혼자 많이 시작하시잖아요. 혼자 하는 공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진평 선생님) 혼자 하는 공부에 대한 영상도 몇 개 올려놓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이 공부 시작한다고 이야기하면 주변 시선이 일단은 이상합니다. 네가 평소 이상하더니만, 드디어 이상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구나. 드디어 굿을 하게 되었구나. 귀신에 씌었구나. 명리학이 가지는 입지가 사실 아직 그렇습니다.      


학교라는 제도권에 들어가서 석박사도 배출하고, 정규 4년제 과정이 형성되어 공부하는 문이 많이 넓어져 다행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아직 학문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부분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현실이 그렇다 보니, 대부분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 그 접근이 조금 어렵습니다. 어렵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지요. 또 알았다 하더라도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어렵지요. 주변 친구들에게 같이 하자고 한다고 같이 해주지는 않잖아요.      


혼자서 시작하게 되는데, 이런 분들이 가장 크게 범하는 오류가 이 공부를 큰 틀 안에서 다져나가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순서뿐 아니라 어떤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중요하지 않게 다루어야 하는지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쉬운 것만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십이운성 같은 것은 어려우니 멀리하게 됩니다. 안 해도 사주는 보게 되니 그냥 하게 되지요.      


쉬운 것만 공부하게 되면, 오행만 가지고 보겠다거나 혹은 육신만 가지고 보겠다는 식으로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사실 제일 쉬운 것이 육신만 가지고 사주를 보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건 좀 명쾌하거든요. 사주를 보면 나는 일간, 남자는 무엇, 여자는 무엇. 이런 식으로 상호관계가 워낙 뚜렷하니 그런 것만 가지고 계속 공부를 하게 되지요. 그렇게 공부를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해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니 나쁜 것은 아니나, 그 상호관계의 논리적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또 어떻게 연결해서 쓰이는지가 정리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혼자 공부를 하게 되면 명리 공부의 선후와 높낮이, 중요도에 대한 이해 체계를 가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혼자 공부할 때는 전체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항상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도반들 친구들을 만들어서 함께 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유튜브만으로는 어렵지요. 소통하는 것이 좀 적으니까요. 유튜브는 일방향의 강의가 많은 편이고, 그냥 자기 공부를 혼자 해나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공부하는 모임이라든지, 뜻이 맞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으로 공부를 교류하면서 해나가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학습 방법들을 찾아보시는 것이 혼자서 공부하실 때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제이선생님)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공부를 놓지 않으시고 지금 이렇게 몇십 년이 흘렀는데요. 선생님 생각하시는 명리 공부는 무엇일까요?     


(진평 선생님) 놓지 못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지요. 


(제이선생님) 그건 매력입니까? 마력입니까?     

 

(진평 선생님) 매력과 마력의 중간 정도가 될 텐데.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공부를 놓지 못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왜 그럴까를 가만 생각해 보면, 결국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겪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이 착한 사람이 된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내가 어떤 식으로 내 운명의 길을 가고 있느냐에 대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죠. 그리고 주변 사람들 관계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지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런 것들이 깨우쳐지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 때문에 공부를 놓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깨달음이겠죠. 자기 깨달음이겠죠. 사소한 자기 깨달음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 생기지요. 공부도 보면 깨우침이 생기면 순간순간의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하나의 주제로, 글자만 가지고도 무언가를 함께 깨우치고 알아간다는 것이 굉장한 매력이기 때문에 소통하는 공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같이 공감하며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 저도 나 혼자서 공부하면서 깨우치고 공부에 대한 것을 키우기도 하지만 이렇게 같이 공부하고 전해 드리면서 배우는 것들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르치는 속에서 배워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명리 공부해 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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