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도달하여도 되는 최고치를 누군가 계산해줬으면 좋겠다.
얼마 전 나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로 만든 열기구를 타고, 먼 가능성을 넘어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 열기구가 없었다면 넘어오지 못했을 곳이었다. 기대 없이 멈춰있거나 걷기만 했다면 보지도 오지도 못했을 곳. 그래서 나는 나의 열기구가 자랑스러웠다. 이 부푼 마음만 있다면 앞으로도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기대에도 적정선이 있는지 몰랐다. 부푼 기대로 만들어진 열기구는 나를 그곳에 도착시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힘없이 터져버렸고,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땅으로 떨어졌다.
아파하며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기대가 가장 적당했던 것일까. 어디까지 나를 믿고 어디서부터 나를 의심했어야 하는 걸까.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면 이런 고통이 없었을까.
'아부지,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대사이지만, 나는 모든 감정에 대해 그 말이 유효하다고 느낀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이 축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그런 게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저도 떠오름도 추락도 없이 그냥 고정된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철없고 배부른 생각을 한다. 아무리 그게 삶이라는 것을 인지하더라도 이 울렁거리는 멀미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면 차라리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