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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Dec 03. 2023

[영화리뷰]-<서울의 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며, 조금씩 진보한다.*

[영화리뷰]- <서울의 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며, 조금씩 진보한다.*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다는 데 있다.

-아널드 조지프 토인비     


▶영화소개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반란 발생 그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10월 26일 이후, 서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도 잠시 12월 12일, 보안사령관 전두광이 반란을 일으키고 군 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인다.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의 반란군과 이에 맞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 사이, 일촉즉발의 9시간이 흘러가는데… 목숨을 건 두 세력의 팽팽한 대립 오늘 밤, 대한민국 수도에서 가장 치열한 전쟁이 펼쳐진다!(출처:네이버영화소개)


영화기본정보

개봉 - 2023.11.22.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41분

배급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리뷰]- <서울의 봄>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흥행 고공행진 중인 화제의 영화 ‘서울의 봄’을 오늘 조조로 관람하였다. 이 영화는 1979년 12.12 군사반란 사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로 역사적 사실과 실존했던 인물들을 근거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픽션인 듯 논픽션인 듯한 양가적인 느낌으로 생생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코로나 이후 영화계는 침체기를 겪어오고 있는 상황이었고, 근래에 들어서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해 굳이 극장을 찾지 않아도 최신 영화를 편안한 내 집에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데다가, 치솟는 물가와 더불어 영화 관람료 또한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에 극장가와 영화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이었다.

그런데 요즘 영화시장의 이토록 불리한 상황에서 영화<서울의 봄>이 개봉되면서 10일 만에 관객수 300만을 넘어서며 무서운 기세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인이 이 영화의 n차 관람을 다녀왔다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동단결 할 수 있는 영화라며 꼭 관람하기를 강추한다는 소식을 전하였던 터라, 반드시 관람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하다가 오늘 조조 시간에 극장을 찾았다.     

방송에 패널로 나온 영화전문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460만이라고 하던데, n차 관람이 보편화되고 있을 정도로 흥행가도를 가열차게 달리고 있는 이런 추세라면 곧 손익분기점은 가볍게 넘어설 것이고, 간만에 대한민국 영화계의 흥행기록을 경신하는 영화로 등극할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오랜만에 조조 시간대에 극장을 찾았는데, 휴일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이른 아침시간에 상영관 좌석을 꽉 채운 관람객 수를 보게 되니 참 생경스러운 광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영화의 관람 연령 등급이 12세 관람가인 만큼 얼핏 둘러보니 가족 단위를 비롯하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골고루 자리 잡고 있어서 이 작품의 높은 흥행성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권력에 눈이 멀어서 반란을 일으키는 전두광을 필두로 한 육사 출신 하나회 멤버들의 악행 속에서, 나라의 근본이 휘둘리며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지는 조국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비롯하여 정의로운 군인들의 숨 막히는 대치상황이 벌어졌던 ‘1979년 12.12 군사반란 사건’이라는 역사적 실화를 극적으로 각색한 영화의 전개가 최고의 몰입감을 자아내었다.

우리나라 역사의 어느 시점을 들추어 보더라도 어찌 그다지도 모진 세월을 겪어내며 살아왔을까 싶게 질곡의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은, 이 영화의 시대배경인 근현대의 역사 또한 여지없이 쓰리고 아프다.

이렇게 어둡고 포악하여 슬프기 이를 데 없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의 제목이 <서울의 봄>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독재정권을 비판하며 다시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서 역설적인 제목을 지은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힘입은 빠른 스토리 전개와 틈새 없이 쫀쫀한 연출이 돋보였는데, 무엇보다도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개성 있게 돋보이는 캐스팅이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배우들 중 내로라하는 연기파들이 총집합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조합으로, 어느 인물도 경중에서 처짐이 전혀 없을 만큼 각각의 인물표현이 매우 탁월하였다.

극 중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 움직이면서 순간순간 스치는 섬세한 감정연기가 압권이었는데, 모든 배우들이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는 명연기를 펼쳐내고 있어서 그들이 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연기자인지를 잘 깨달을 수 있었다.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다 훌륭했지만, 특히 영화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격으로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전두광과 이태신으로 분한 황정민 배우와 정우성 배우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역사 속에서 튀어나온 듯 리얼한 느낌을 주며 역사 속 실제 그 인물 자체였다.


역사적 사실을 그린 영화라서 스토리 전개의 방향과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 중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리얼하고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이 꽉 채워진 연출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하게 하였다. 흥미진진하고 다이내믹한 사건 전개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언제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이고 앞으로도 흥행을 이어갈 예감이 드는 영화이기에 되도록 스포를 하지 않으면서 영화리뷰를 쓰고자 하였으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익히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는 듯한 느낌으로 논픽션에 약간의 양념을 보태어 픽션을 가장하여 전개해 나간 영화라서 역사적 사실 자체가 스포이기 때문에, 스포를 걱정할 이유도 별로 없어서 내 순간적인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로운 영화관람 리뷰를 써보았다.     


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내가 여고 시절에 학교에서 학년 단체관람으로 몇 정거장 거리에 있는 극장으로 삼삼오오 줄지어 걸어가 ‘간디’라는 영화를 관람한 기억이 남아있다. 그 시절 감수성 여린 여고생 시절에 접한 그 영화를 통해 비폭력 저항을 바탕으로 한 자유와 인권, 그리고 평화운동이라는 것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개념을 갖게 되었고, 이후 간디자서전 등을 찾아 읽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한 후에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런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영화는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해도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는데 바탕이 될 것이라 느꼈다. 또한 영화를 본 이후에 영화 내용으로 토론을 빙자한 영화수다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아도 참 좋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심박수가 올라가며 단전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화와 분노를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질 수도 있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인정하기 괴로운 역사도 결코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 만큼 역사를 통해 타산지석과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리를 이해하는 가운데 좀 더 발전적이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악한 빌런이 승리하며 득세하고 정의로운 자가 비참하고 끔찍한 종말을 맞이하는 등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한 결말들이 현실 속에서 비일비재한 이 세상에서 날마다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다 보면, 과연 신은 존재할까를 스스로 반문해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믿고 착하고 정의롭게 살아가야 할 삶의 가치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만드는 참 의미로운 영화였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올곧고 착한 마음으로 정의롭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기성세대인 우리들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아무쪼록 원칙과 정의가 상식이 되고 신의와 책임을 지키는 것의 가치가 마땅하게 인정받으면서 지극히 정상적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듯 훌륭한 수작을 탄생시킨 <서울의 봄>의 모든 영화관계자 여러분들께 감동과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독백같은 고백을 하건대, 정우성 배우는 나이 먹고 늙어가도 정말 멋지다! 갈수록 인간적인 성숙함이 느껴지고 연기가 깊어진다! 정우성 배우에 대해 오랜 세월 이어온 나의 소심한 팬심은 앞으로도 쭉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것을 조용히 약속한다. ㅎ


▶인상적인 메시지

대화는 사람끼리 하는거야(이태신 역 정우성)

내 눈 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게, 그게 군대냐!(이태신 역 정우성)

인간이라는 동물은 강력한 누군가 자기를 리드해주길 바라지.(전두광 역 황정민)

인간은 명령 받기를 좋아해.(전두광 역 황정민)

세상은 그대로야.(전두광 역 황정민)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전두광 역 황정민)

우리는 하나다.(전두광 역 황정민)

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이태신 역 정우성)

대한민국 국군은 다 같은 편이다.(이태신 역 정우성)

야, 이새끼들아 니들 거기 꼼짝말고 있어. 내가 지금 탱크를 몰고 가서 니놈들 대갈통을 다 뭉개줄테니!((이태신 역 정우성))

혼자 계시면 적적하지 않겠습니까?(오진호 소령 역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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