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바다에 간다면...

바다...(1)

by 야청풍

그날 나는 말하지 못했다. 마음속에 담긴 모든 말을, 그를 향한 마지막 고백을.

우리는 바닷가에서 마주 앉아 있었지만, 서로 다른 바다를 보고 있었다.


나는 이별을 눈치챘지만, 애써 모른 척했다.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떠났다.


그 후로도 나는 자주 바다에 갔다.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파도를 보았다.

러나 그는 없었다.


파도는 여전했고, 하늘도 여전했지만, 마음속 풍경은 달라져 있었다.

그때 왜 말하지 못했을까. 왜 조금 더 용기 내지 못했을까.


후회는 파도보다 끈질기다.

밀려왔다가 물러가기를 반복하며, 마음속을 부식시킨다.


시간이 지나도 그 후회는 씻기지 않는다.

바다는 모든 것을 삼키는 듯하지만, 정작 가장 무거운 것은 늘 남긴다.


나는 이제 안다. 사랑은 말해야 한다는 것,

마음은 드러내야 한다는 것.

바다는 내게 그 진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를 다시 만날 수 없다 해도, 다음의 누군가에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시, 그 바다에 간다면....


나는 말할 것이다. ‘사실은 많이 사랑했다고. 지금도 그 파도를 보면 당신이 떠오른다고.’ 비록 늦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