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3)
바다는 밤이 되면 달빛을 모아 별을 키운다.
조용히 들이치는 파도 위로 은빛이 내려앉고, 나는 그 조용한 속삭임을 듣기 위해 해변을 찾는다.
소라껍데기 하나를 집어 귀에 대면, 그 속엔 바다의 오래된 기억이 숨 쉬고 있다.
사랑을 속삭였던 연인들, 슬픔을 씻어내던 낯선 이들, 삶을 마주한 고독까지도 숨 쉬고 있다.
나는 그것을 귀에 대고 나의 하루를 고백한다.
바다는 묻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들어준다.
듣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걸 바다에게서 배운다.
달빛은 바다를 감싸고, 바다는 나를 감싸며, 소라껍데기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난다.
삶이란 결국, 소라껍데기 같은 것이다.
바람과 파도에 깎이면서도, 안쪽에 가장 선한 노래 하나를 숨기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