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조각

바다...(2)

by 야청풍

추억은 유리 조각 같다.

반짝이지만, 만지면 아프다.

그와 함께 걷던 바닷길의 풍경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다.

그러나 그 선명함이 나를 괴롭힌다.


행복했던 기억은 더 큰 그리움이 되어 나를 감싼다.

그날 그는 조용히 웃었다. 파도가 발끝을 적시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말 한마디 없이 떠난 사람, 남겨진 마음. 나는 그날 이후로,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제 바다는 그리움의 색이다. 푸르지 않고, 투명하지 않다.

마음속에 남은 회색빛의 바다, 그것이 나의 내면을 비춘다.

그러나 나는 그 회색조차도 사랑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가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니까.


어떤 사랑은 끝나도 남는다.

물리적 존재는 사라져도, 감정의 여운은 파도처럼 계속해서 밀려온다.

나는 바다에서 그 여운을 마주한다.


다시는 닿을 수 없는 그날의 조각들. 그래도 바다는 기억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자리에 선다. 그리움을 안고, 조용히 파도를 바라보며 그날의 너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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