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9)
모든 것이 무너진 그날, 난 바다로 향했다.
세상이 등을 돌린 것 같았고 마음은 바위처럼
무거웠다.
바람은 매세웠고 파도는 거칠었지만, 내 마음은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바다는 묻지 않았다.
그런 바다를 보며, 그런 파도를 보며....
설명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에 목메어 울었다.
말하지 못한 분노와 슬픔, 배신의 상처...
포기하고 싶던 마음까지 모두 쏟아내어 울었다.
그 순간 바다는 내 고통을 품어주었다.
거센 파도소리로 나의 통곡은 소리 없이 바다가
품었고, 다시금 바다는 고요해졌다.
그날 이후 난 고통을 받아 들기로 했다.
파도 소리는 여전히 거칠지만 나는 이제 그 소리에
위로를 느낀다.
고통의 막장에서 나는 바다에게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나의 끝사랑은 끝이 났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난 바다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