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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홈스쿨러 호주 워홀 가는 날

셋째 딸 - 꿈과 함께 날다!

by 이강헌

“아… 뭘 더 빼야 하지…” 호주로 떠나기 하루 전날 밤 나는 캐리어와 사투를 벌였다.


가져가고 싶은 물건이 너무 많아 자꾸 무게를 초과해 버린 탓이다.

눈물을 머금고 몇 가지를 뺀 후 캐리어의 문을 닫을 수 있었다. 나는 이번이 2번째 비행이다.

첫 번째와는 달리 아주 긴 비행이었다.

인천 공항에서 부모님과 아쉽지만 기쁘게 작별인사를 하고 언니와 함께 비행기에 올라탔다.

설렘과 떨림.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이어졌다.


장시간 비행 끝에 마침내 무사히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으로 시드니의 아침을 맞았다.

비행기 멀미로 고생을 하여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상쾌한 아침이었다.


우리를 마중 나온 분의 차를 타고 목적지로 가며 본 호주의 모습은 낯설었다.

거리에는 온통 100년 정도는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고, 집들은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았다.

특히 개인 주택에 꾸며놓은 아기자기한 정원들이 더욱 그런 느낌을 주었다.



호주에서 지낸지도 벌써 2달이 넘었다.

정말 시간이 빠른 것 같다. 눈 깜짝하니 2달이 지나버렸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동안 호주에 적응하느라 정말 정신없이 지낸 것 같다.

달라진 주변 환경과 생활 패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등등, 모두 새롭게 적응해야 했다.


외국에 나오면 쉽게 피곤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러한지

처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체력이 저하되어 힘들어했던 적이 있다.

이제는 적응이 되어 조금씩 여유를 가지며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제일 정신없게 했던 것은 아마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오랫동안 단체생활을 하지 않은 나에게는 그 부분이 더욱 어렵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또 내 성격상 먼저 잘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했고,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된 것 같다.

모두 서로를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었기에 서로의 마음을 안 후에는 이해가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눈물도 있었지만 말이다.


시드니 대학 도서관


이제 이곳의 생활은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공부도, 생활도 모든 부분에서도...

매일 가는 ESL (English Second Language)에서는 외국인 선생님의 말을 알아들으려 두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고, 간사님의 스피킹 수업에서는 입이 마르고 닳도록 영어로 대화를 하고 있고

지금은 잠시 중단된 간사님과의 수업에서는 문법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또 교회 가는 날에는 함께 호주 백인들과 함께 예배하며 교류하고

한국에서 워홀로 온 많은 젊은이들이 만나서 소통하며 서로 정보를 나누는 그 시간들이 참 좋게 느껴진다.

매일의 삶이 바쁘고, 요란하지만 이 시간들이 너무나도 좋고, 계속 기대도 된다.




호주에 와서 첫날 기억이 난다.

낯선 땅, 낯선 집에서 처음 잠을 자려고 하는데...

마음속에서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데, 나는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러 호주까지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집에 섞여 함께 사는 단체 생활...

어쩜, 어디에서도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도 없는, 리얼한 일들을 겪으며

견디어 낸 것이에 정말 감사한 마음도 든다.


호주에 오는 것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지금 그 꿈이 이뤄진 만큼 이곳에 있는 동안 정말 열심히 생활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밀양 골짜기에서 배운 대로 매일매일 성실히 꾸준히!!

그렇게 노력하여 이전보다 더욱 성장하고, 발전되어 가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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