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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워홀 10개월 차-영어가 들리고, 말하게 되다!

셋째 딸 - 홈스쿨에서 한 리스닝의 효과

by 이강헌



어느덧 호주에 온 지 10개월이 지났다.

이제 점점 내가 호주에 처음 왔을 때의 날씨가 되어가고 있다.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뜨겁게 내리쬐던 햇빛은 이제 따사로운 빛이 되고, 갖가지 나무들은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있다.

또 요즘 들어 자주 내리는 비는 겨울을 재촉하는 듯하다.



처음 호주에 왔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고는 종종 놀랄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참 여러모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부며 생활이며 신앙이며 가끔은 스스로가 많이 컸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중 오늘은 공부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한다.

호주에 와서 많은 일들을 했지만 그중 가장 오랫동안 또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 어학공부이기 때문이다.

처음 시작은 잘 알아듣지 못하고도 무작정 들은 원어민 수업과 말이 잘 나오지 않는데도

무조건 말한 스피킹 수업과 다 이해하지 못해도 열심히 한 간사님 수업이었다.


무려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 차곡차곡 공부해 온 것들이

이제는 아이엘츠 (IELTS)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 주었다.

이 시험은 리딩(Reading), 라이팅(Writing), 리스닝(Listening), 스피킹(Speaking)까지

총 4가지 영역을 보고 점수를 받는 시험이다.


그동안 꾸준히 공부해 온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이번 시험을 통하여 더욱 자세히, 세밀히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시험을 한번 보기로 결심을 하였다.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학원이라는 곳에 등록하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 트레인을 타고 시티(City)에 있는 학원으로 가는데, 그 길이 너무나도 즐겁다.

학원에서 지금껏 몰랐던 것을 배우는 게 참 재미있다.

지금껏 꾸준히 공부해온 덕에 이번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특별히 리스닝 부분에서는 내 귀가 많이 트여 있는 것 같다.


이번에 학원에서 처음으로 리스닝 테스트를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점수가 나왔다.

선생님도 잘했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어릴 적부터 아빠랑 해왔던 영어 비디오 보기 공부가 여기서 빛을 발하는 듯하다.


지난주는 교회에서 Tea Time 때는 외국인과 둘이서 한참을 이야기했었다.

예전에는 외국인에게 말도 잘 못 걸고, 대답도 잘 못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참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꽤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와 함께 있던, 호주에 온 지 얼마 안 된 한 언니는 못 알아듣겠다며 혀를 내밀었는데

신기하게도 나는 그 외국인이 하는 말의 80%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내가 나도 신기했다. 능통하게 나의 말을 잘 하진 못 했지만 하나씩 하나씩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질문도 던지며 재미있게 대화를 했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흘러간 시간인 것 같지만

그 속에서 나름 성실히 꾸준히 공부해 온 것 같다.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참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

또 이제는 즐기며 공부하려고 한다.


호주에 있을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지만, 허락된 시간 속에서 열심히 실력을 쌓아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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