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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워홀에서 테솔(TESOL) 도전기

셋째 딸 - 또 하나의 도전, TESOL

by 이강헌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을 안고 TESOL 첫 수업에 갔다.


그동안 이 과정을 위해 오래도록 기다려 온 만큼 기대도 크고, 긴장도 되었다.

TESOL (테솔)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이다.

나의 호주 생활의 마지막 도전!

이제 영어를 배우는 학생을 넘어서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걱정보다는 어렵지 않았고, 기대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비록 과제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아서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테솔 과정에도 어려움이 온 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연습 티칭(Teaching).

수업마다 매번 새로운 기술을 배운 후 실전 연습을 하게 된다.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연습이지만 나의 수업에 관한 피드백(Feedback)도 받기 때문에 긴장을 안 할 수 없다.



바로 이 과정에서 나는 좌절감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못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밤을 새워 가며 레슨 플랜(Lesson Plan)을 꼼꼼히 잘 만들었다 하더라도

정작 사람들 앞에 나가 수업을 하면 매번 실수를 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수업을 하게 되었다.


한 번은 40분 동안 해야 하는 수업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빨리빨리 진행해 버린 탓에 수업이 20분 만에 끝나 버렸었다.

나에게는 가르치는 재능이 없는가 보다 하며 많은 좌절을 했었다.

테솔 과정의 마지막 2주는 실전 티칭(Teaching)이었다.

학생들을 상대로 1시간 30분 동안 실제 수업을 하고

심사위원 선생님이 수업에 참관하여 합격(Pass)과 불합격(Fail)을 결정한다.


내 수업의 심사위원 선생님은 우리 학원에서도 제일 꼼꼼하기로 유명한 "Greg 선생님"이었다.

'왜 하필 이 사람이 걸렸을까'라고 생각도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진행했다.

긴장한 탓에 실수도 여러 번 해서 혹평을 예상했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 달리 그 깐깐한 선생님께서 폭풍 칭찬을 해주셨다.


“Extremely good!!"

심사위원 선생님의 이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많은 좌절과 어려움, 심지어는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없나 보다 라고 느꼈던 내가 이런 칭찬을 듣다니! 그것도 가장 깐깐하다고 소문난 선생님에게! 너무나도 기쁘고 기분이 좋았다.


많은 조언과 함께 잘했다며 용기를 주셔서 그동안 좌절했던 나의 마음에 새롭게 힘이 나는 듯했다.

(그 다음번의 수업에서 약간의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Greg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칭찬이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

결국 좋은 결과로 테솔(TESOL) 과정을 잘 마무리하게 되었다.



길다 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8주의 테솔과정이 끝났다.

이 시간 동안 참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비단 영어를 가르치는 기술뿐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에서 경험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삶을 살짝 기대하게 되었다.

그동안 숱한 도전의 시간이었던 호주의 생활처럼 한국에서도 계속 도전하며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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